'고유가'에…美바이든, '석유 왕국' 사우디 드디어 간다

입력 2022-06-12 21:30   수정 2022-06-1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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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취임 후 처음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치솟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의 '석유 왕국' 사우디 방문 계획이 성사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사실을 이르면 13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가 미 정부 소식통 2명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일정에 사우디도 함께 들를 예정이다. 소식통은 "현재 계획으로는 바이든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양측의 만남도 예정돼있다"고 전했다.

이날 미주정상회의 참석차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 방문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결정 안 됐다)"이라고 답했다. 앞서 유수의 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치솟는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 개선의 일환으로 취임 후 첫 사우디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70년 넘게 전통적인 우방국 관계였던 미국과 사우디는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이후 급속도로 경색됐다.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빈살만 왕세자의 배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마찰이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개전 이후 유가 급등 등으로 미국이 최대 산유국 사우디와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급하게 관계 개선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고공행진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민심이 들끓고 있는 만큼 유가 안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전날 CNN 방송은 "미국 고위 관료들이 과거 카슈끄지 암살 의혹에서 벗어나 양국 관계를 재설정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사우디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인권을 중시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고유가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사우디의 언론인 암살 문제를 덮으려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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