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해 7월)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는 전제 조건으로 ‘법사위가 상원처럼 군림해서 모든 상임위 법안 내용을 관리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며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여당의 양보가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축소가 법사위원장 이양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해 법사위 권한을 축소했다면서 민주당이 ‘생떼’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8월 민주당의 요구로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제한하고, 심사 기한도 120일에서 60일로 줄인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민주당이 하반기 법사위원장을 넘긴다는 약속을 깨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이 지연되자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청장을 임명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고위 공직자가 청문회 없이 임명된 첫 사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김 청장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송부했지만 청문회가 열리지 않자 이달 8일 요청안을 다시 국회에 송부했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도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실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기한인 오는 18일까지 기다린 뒤 인사청문요청안 재송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원 구성 1차 협상 마감 시한을 이달 말로 보고 있다. 국회 생일 격인 제헌절 전에 국회의장 선임과 원 구성을 마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양측이 팽팽히 맞설 경우 9월 정기국회 전까지 협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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