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김 당선인과 20여 분간 면담하고 “주거와 교통, 폐기물 등 각종 환경문제를 비롯해 경기와 서울, 서울과 경기가 함께 마음을 모아 준비하고 시행해야 할 정책이 많다”며 “서울·경기·인천이 다 함께 3자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김 당선인은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을 위해선 진영도 이념도 없다”고 화답해 향후 협조의 뜻을 밝혔다.
이날 면담은 김 당선인이 먼저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과 김 당선인 모두 6·1 지방선거 승리와 정치적 무게감으로 차기 여야 대권주자로서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두 사람의 만남 자체가 주목받았다.
오 시장과 김 당선인이 지방선거 당시 내놨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선 서로 간 협치가 절실하다. 특히 서울~경기 간 교통망 확충은 서울시 또는 경기도 독자적으로 추진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 시장은 선거 공약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조기 완공과 서울 도시철도 노선의 경기도 연장, 서울·경기도 간 광역버스 신설과 증편 등을 제시했다. 김 당선인도 GTX 노선 연장과 신설, 고속철도(KTX)·수서고속철도(SRT) 연장 등을 공약했다. 3개 광역단체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운영 연장 문제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할 사안이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로 출근하는 경기도민이 170만 명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3자 협의체를 취임 직후부터 조속하게 마련해 수도권 주민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편의를 증진하는 정책을 펼치는 게 중요하다”며 “이 문제에는 당적도 진영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오 시장님의 열린 자세와 합리적 선택을 봐도 좋은 파트너로 윈-윈할 수 있다는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어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과도 내각에서 함께 일해본 경험이 있는 인연이 있다”며 “다음에는 세 명이 다 같이 호프집에서 모여 맥주 한잔 마실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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