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도전 앞둔 누리호, 막판 변수는 비와 바람

입력 2022-06-13 17:44   수정 2022-06-14 02:03

“발사체는 빗물이 절대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 처리했지만, 발사 전날 내리는 비는 발사체 이동과 기립 등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장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15일 예정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에 영향을 미칠 막판 변수로 주저없이 예측하기 힘든 ‘비’와 ‘바람’을 꼽았다.


13일 항우연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누리호 1·2·3단 결합을 마치고 마무리 점검 중이다.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 일대에는 14일 오전 7시께 60%의 확률로 비가 예보돼 있다. 예상 강수량은 1㎜ 안팎이다. 항우연은 당일 오전 우천 예보가 나온 만큼 관계기관과 협의한 뒤 이송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발사 전날 내리는 비는 발사 일정에 영향을 미친다. 연료와 산화제를 제외하고도 17.5t에 달하는 누리호가 발사대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오르내려야 하는데 비가 내리면 미끄러짐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변이 없다면 14일 오전 누리호는 무인특수이동차량인 ‘트랜스포터’에 실려 발사체종합조립동을 떠난다. 약 1.8㎞ 떨어진 발사대로 사람이 걷는 속도(시속 4㎞)보다 느린 시속 1.5㎞의 저속으로 이동한다. 총 이동시간은 1시간10분가량으로 예상된다. 이후 발사체 기립을 위한 기기인 ‘이렉터’ 결합 및 기립 작업, 발사체와 발사대를 연결하는 작업 등이 오후까지 이어진다.

바람도 누리호 발사 일정에서 중요한 변수다. 누리호를 수직으로 세우면 높이가 47.2m에 달한다. 아파트 16층 높이다. 이에 비해 누리호의 직경은 3.5m에 불과하다. 연료인 케로신(등유) 56.5t, 산화제(액체산소) 126t이 주입되면 총중량은 200t에 달한다.

좁고 길면서도 무거운 누리호를 수직으로 세워야 하므로 측면에서 부는 바람은 중요한 변수다. 발사 전날 및 당일 이송, 설치, 발사 과정에서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21m 이하여야 하는 이유다. 장 부장은 “발사에 앞서 확인하는 기상 상황으로 온도, 습도, 기압 등이 있지만 이는 대부분 일반적인 조건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에 의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발사대 주변을 둘러싼 지상풍뿐 아니라 고도 10㎞ 안팎의 대기 상층부에 부는 ‘고층풍’도 중요하다. 고층풍은 지상풍에 비해 풍속이 세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항우연은 대기 상층부에 부는 바람을 확인하기 위해 ‘라디오존데’를 활용한다. 라디오존데는 대형 풍선에 매단 기상 체크기다. 성층권까지 대기 요소를 확인한 뒤 데이터를 지상에 전송한다. 항우연은 고층풍 분석을 위해 발사 당일 총 4회 이상 라디오존데를 띄울 예정이다.

이외에도 항우연은 누리호 비행 경로상 예상하지 못한 번개가 누리호에 떨어질 가능성은 없는지, 강력한 전자기파를 발생하는 태양의 흑점 폭발 활동은 없는지, 발사체가 궤도에 진입했을 때 반경 200㎞ 안에 충돌 위험이 있는 유인 우주선은 없는지 등을 확인한다. 특히 지상으로 내리꽂히는 번개인 낙뢰가 없어도 누리호가 두꺼운 구름층을 지나면서 방전(전기 방출 현상)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비행 반경 20㎞, 고도 30㎞ 안에 구름층이 생기지 않는지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현재 잠정적으로 예정한 누리호 2차 발사 시각은 15일 오후 4시다. 발사관리위원회는 발사 8시간 전 우주 환경 조건을 분석하고 최종 측정 결과를 토대로 발사 시각을 정할 예정이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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