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상장한 1세대 VC 다올인베스트먼트(옛 KTB네트워크)는 14일 1.8% 하락한 3815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5800원) 대비 주가가 34% 하락했다. 상장 후 6개월이 지나 의무보유 확약기간이 해제된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 지난 2월 상장한 스톤브릿지벤처스는 14일 0.33% 오른 6030원에 마감했지만, 아직 공모가 8000원에 비해 25% 낮다. 이날 DSC인베스트먼트(-0.93%), 아주IB투자(-1.81%) 등 대부분 상장 VC가 약세를 보였다.
VC들의 주가가 저조한 이유는 IPO 시장 위축으로 투자 회수가 어려워져 성과 보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달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IPO 대어들의 상장이 무산됐다. 바이오 기업들도 최근 상장예비심사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심한 성과보수보다는 운용자산(AUM)에 연동되는 운용 수수료를 밸류에이션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VC들의 AUM 대비 시가총액은 0.1~0.3배 수준으로 해외 VC에 비해 낮다. 영국 증시에 상장된 3i의 경우 시가총액(약 14조원)이 운용자산(약 30조원)의 0.5배 수준이다.
국내 VC들의 AUM은 모태펀드의 출자 사업에 힘입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월과 지난달 각각 300억원, 180억원의 출자를 약속받으며 연내 1조5000억원의 AUM을 달성할 전망이다. 스톤브릿지벤처스도 최근 16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결성해 AUM이 1조939억원으로 불었다. 정부가 비상장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VC들이 운용자산을 늘릴 수 있는 호재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고수익이 예상되는 알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고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VC 운용사들을 선별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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