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같은 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제 연장을 긍정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이 흘러나와 정부여당이 ‘채찍’과 ‘당근’ 병행 전략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원 장관은 이날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관련 물류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경기 의왕 내륙물류기지(ICD)를 방문한 자리에서 “화물 차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물류를 볼모 삼아 자신의 이익만 관철하겠다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의왕 ICD는 내륙 수출입 물류의 핵심 거점이다.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로 매일 집회와 운행 방해 시도가 발생하고 있다.
원 장관은 “화물 운송 거부로 인한 물류 차질을 막기 위해 법에서 정해놓은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이번에 대화의 문이 열리면 결론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개시명령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합당한 요구에 대해선 열린 마음으로 소통·반영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업계에선 원 장관이 언급한 결단이 화물연대를 대상으로 한 민·형사상 고소·고발, 파업 참여자에 대한 운수면허 취소 등의 강경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경제계는 화물연대의 총파업 장기화로 피해가 확산하자 정부에 업무개시명령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원 장관의 강경 발언과 달리 여당 내에선 안전운임제 일몰 기간 연장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안전운임제 폐지보다 일시 연장하는 방안으로 이번 파업 사태를 봉합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와 품목 확대·영구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불가 입장’ 속 연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화물연대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서자 화물연대와 정부 모두 미봉책이긴 하지만 안전운임제 일몰 기간 연장을 통해 일단은 출구 전략을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혜인/김은정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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