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진국 됐다" 자랑했는데…국가경쟁력 순위 4계단 '털썩'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입력 2022-06-15 07:00   수정 2022-06-15 09:26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크게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와 기업의 효율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오며 국가경쟁력 순위가 23위에서 27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며 자화자찬한 것과 달리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가 정신 실종" 한국 경쟁력 23→27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15일 한국의 2022년 국가경쟁력이 63개 조사대상국가 중 중위권인 27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2020년에 이어 23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올해 순위가 4계단 주저 앉았다.

이는 지난해 계량지표와 올해 3~5월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한 한국의 상황을 근거로 평가한 것이다. 작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말했지만 이 기간 경제 지표는 악화하고 있었던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분야별로 보면 정부와 기업의 효율성이 추락했다. 기업효율성은 27위에서 33위로 떨어졌다. 금융시장은 전년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지만 경영활동 평가에서 8계단 하락했다. 기업가 정신의 공유도가 35위에서 50위로 추락했다.

노동시장과 생산성은 5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생산성은 대기업의 국제기준 대비 효율성 순위가 22위에서 35위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시장은 근로자의 동기부여도, 인재유치 우선도 등이 크게 낮아졌다.
국민연금 고갈된다…정부 재정 효율성 훼손
정부효율성은 36위를 기록했다. 작년에 비해 2계단 하락했다. 재정 분야 순위가 6계단이나 내려왔다. '미래에 연금이 잘 적립되는 정도' 항목이 35위에서 50위로 크게 추락한 것이 원인이다. 국민연금의 기금 소진 우려 등이 반영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20년까지 10위권을 유지하던 조세정책은 작년 25위에 이어 올해 26위로 한계단 더 하락했다. 제도여건, 사회여건 등도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평가됐다. 기업여건은 한계단 상승했지만 48위로 하위권이었다.


경제성과는 국내경제가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18위에서 22위로 하락했다. 인프라 분야는 17위에서 16위로 한계단 상승했다.

국가경쟁력 순위는 IMD가 매년 6월 세계경쟁력연감을 통해 발표하는 지표다. 163개의 통계자료와 92개의 설문조사 등을 종합해 '국가와 기업이 그들의 부를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보유하고 있는 역량'의 순위를 매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와 신흥국 등 63개국이 평가 대상이 됐다. 작년 64개국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바레인을 추가했다.

올해 국가경쟁력 1위는 덴마크가 차지했다. 전년 3위에서 1위로 올랐다. 스위스, 싱가포르, 스웨덴, 홍콩, 네덜란드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10위, 캐나다는 14위, 중국은 17위를 기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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