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VW그룹 승차공유 '모이아', 궁극은 자율주행

입력 2022-06-15 08:00  


 -독일 하노버 본사 현지 취재
 -전기버스로 라이드 풀링 서비스 제공, 대중교통 빈틈 메꿔
 -자율주행 염두한 기술 연구

 독일 하노버의 중심가인 파렌발더(Vahrenwalder)에는 높이 62m의 급수탑이 위치하고 있다. 1911년 지어진 이 급수탑은 도시가 현대화를 이루면서 존재의 이유가 사라졌고 지금은 폭스바겐그룹의 한 스타트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바로 승차공유 플랫폼 '모이아(MOIA)'다.

 지난 2016년 설립한 모이아는 2018년 7월, 이곳을 기반으로 라이드 풀링(Ride Pooling)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이용 방법은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수요응답형 버스와 유사하다. 모이아 서비스는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차 장소와 목적지, 인원수를 골라 예약하면 앱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가까운(250m 이내) 거리에 있는 가상의 정류장을 이용자에게 안내한다. 이때 배회하던 승합차 중에서 이용자와 가깝거나 경로가 비슷한 차가 이용자에게 접근해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모이아는 더 나아가 일반 경로를 주행하는 클래식과 직행 모드로 꼽히는 익스프레스의 두 가지 서비스를 지원한다. 익스프레스는 경유지를 최소화하는 만큼 요금이 추가된다. 모이아는 2019년 4월엔 함부르크까지 영역을 넓혀 총 550만여 명에게 이동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모이아 관계자가 밝힌 이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는 5점 만점 가운데 4.8점이다.


 모이아가 운용하는 차는 폭스바겐의 LCV인 크래프터 기반의 BEV다. 모이아는 이 차에 '모이아 +6'라는 이름을 붙였다. '모이아와 6명의 이용자가 함께 타는 차'라는 의미다. 이 차는 모이아가 폭스바겐 상용차부문과 10개월 동안 개발한 모빌리티로, 폭스바겐 오스나브뤼크 공장에서 공급한다. 두 기업이 같은 그룹에 속한 만큼 제조사와 서비스 공급사의 시너지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국내에서도 향후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가 본격화되면 하나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이아 +6의 외관과 실내는 서비스 최적화를 위해 저상화, 고급화를 이뤘다. 차는 1회 충전 시 300㎞(WLTP 기준)를 달릴 수 있으며 배터리는 30분 만에 80%의 전력을 담을 수 있다. 적재공간엔 어린이 안전을 위한 카시트도 준비해놨다. 현재 모이아 +6는 함부르크를 포함해 총 500여대가 운행 중이다. 모이아는 향후 레벨4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ID.버즈도 서비스에 투입할 계획이다.

 모이아는 승차공유를 통해 대중교통과 택시의 대안을 제안하고 자가용 사용을 억제해 도로 위의 자동차 수를 줄이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회사가 서비스의 완전체를 보여줄 시기는 2025년이다. 여기엔 완전 자율주행이 필수다. 때문에 모이아는 요즘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와 대응책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예약한 이용자가 알맞게 탑승하는 지를 확인하거나 탑승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이용자가 차에서 물건을 놓고 내렸을 때 같은 경우다.


 모이아는 이용자와 운전자가 사용하는 앱과 운행 알고리즘 등 서비스 전반의 보이지 않는 요소들을 모두 자체 개발한다. 소프트웨어 기반의 가치 사슬을 만들어가는 셈이다. 이는 폭스바겐그룹의 소프트웨어 주도형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전략인 '뉴 오토(New Auto)'와 일맥상통한다. 표면적으로는 차를 활용해 이동 서비스를 공급하지만 실제로는 소프트웨어 기업인 셈이다. 실제로 모이아 구성원은 운전기사가 아니면 대부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이들은 소프트웨어로 스며드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움직임을 조금씩 의미 있게 만들어가고 있었다.

하노버=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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