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가 남북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14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10년째 멈춰있는 평양 심장전문병원 '조용기 심장병원'(가칭) 공사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양에 심장전문병원을 짓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남북 관계 경색,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완공이 미뤄졌다. 지난해 10월 UN 대북제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의료장비를 북한으로 보내려 했지만 북한 내 코로나 확산이 심해지면서 멈춰선 상태다.
이 목사는 "국제 사회에서도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은 제재 예외를 인정한다"며 "다만 병원 안에 들어가는 물자가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일이 승인을 받아야 했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방북단을 보내고 다시 공사를 시작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 측에서 260개 군에 '인민병원'을 세우고 의약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심장전문병원이 준공되고 나면 계신교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민병원 짓는 일을 다음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교회는 오는 10월 12~14월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오순절대회(PWC)를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약 170개국에서 5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목사는 "한국은 전 세계 유일 분단국가"라며 "PWC의 클라이맥스는 마지막날 파주 비무장지대(DMZ) 인근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릴,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회"라고 말했다.
오순절 교파는 기독교 계파 중 하나다. 전 세계 오순절 교파는 오순절을 '교회의 생일'로 여긴다. 성령강림절 오순절은 이스라엘 3대 절기 중 하나다. 모세가 십계명을 받기 위해 시내산에 올라간 날을 기린다. 이 목사는 "2000년 전 성령체험으로 교인과 교회가 탄생했고, 최초의 방언(기독교에서 '성령에 의해 내용을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현상 또는 그 말'을 의미한다)도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오순절 교파는 남미, 아프리카 교회에서 특히 비중이 높다. 이 목사는 "라자루스 차퀘라 말라위 대통령은 오순절 교단인 하나님의성회 총회장 목사 출신"이라며 "올해 PWC에 초청해 특별강연 등을 부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분단, 저출생, 빈곤 등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코로나19 팬데믹 2년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소외계층을 살피는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이 목사는 "정부 코로나 지원금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저소득층 가정에 5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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