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에 힘입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자본금 2000만원으로 시작해 현재 자기자본 2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한 대신증권은 새로운 ‘100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활로를 찾았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2011년에는 부실화한 부산2저축은행, 중앙부산저축은행, 도민저축은행을 인수해 대신저축은행을 설립했다. 2014년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해 대신에프앤아이를 출범했고, 2019년에는 부동산신탁업 영업인가를 받아 대신자산신탁을 세웠다. 증권사가 부동산 신탁 자회사를 출범시킨 건 대신증권이 처음이었다.
6개 계열사가 모두 흑자를 이어가며 그룹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대신저축은행은 지난해 3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첫 흑자를 기록한 2014년(44억원)보다 8배 급증한 수치다. 여수신 잔액은 4조9000억원(지난 4월 말 기준)을 돌파하며 출범 이후 3배 이상 늘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NPL)과 대체투자 부문에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에는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6만677㎡)를 낙찰받아 부동산 개발사업에 진출했다. 2017년 시작한 총 사업 규모 1조4000억원의 ‘나인원 한남’ 개발사업을 지난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조기 분양했다.
대신자산운용은 2017년부터 5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탁액은 2012년 말 1조3000억원에서 지난 4월 말 기준 6조4000억원으로 10년 새 5배 증가했다. 대신자산신탁은 작년부터 리츠(REITs)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며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우량 부동산 자산을 담은 ‘대신 글로벌 코어 리츠’를 상장할 계획이다.
대신프라이빗에쿼티는 운용자산 8400억원에 달하는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성장했다. 1984년 증권업계 최초로 설립된 연구소인 대신경제연구소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비즈니스를 강화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금융과 부동산을 결합한 금융상품도 선보였다. 2019년 5월 일본 도쿄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 800억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 펀드를 완판했다. 2020년 6월에는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국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하는 ‘대신 글로벌 리츠 부동산 펀드’를 출시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대신자산신탁의 1호 리츠인 ‘대신케이리츠물류1호’ 공모에 나서며 리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0년간 사업 다각화를 통해 브로커리지 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체 영업수익에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66%에서 올 1분기 33%대로 낮아졌다. 이 기간 자산관리(WM)와 IB 부문 비중은 각각 3% 수준에서 5.4%, 19.9%로 올라갔다. 10년 새 WM 부문은 2배, IB 부문은 6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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