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삼성전자가 연일 신저가를 쓰며 6만원 선까지 위협받고 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 삼성전자 주식을 부지런히 사모으고 있다. 증권가에선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 주가가 5만3000원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개인들은 '줍줍' 하는 형국이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200원(1.94%) 내린 6만700원에 장을 마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부터 4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쓰며 6만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연초 대비 시가총액이 100조원 넘게 쪼그라들어 52주 신저가(6만700원) 기준 362조3658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10만전자'가 될 것이란 당초 증권가 전망이 무색하게 내리막을 걷고 있다. 6만원선도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만약 '5만 전자'가 된다면 종가 기준 2020년 11월4일 5만8500원을 기록한 뒤 약 1년7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선 전세계 유동성이 저하되고 미국 제조업 지표 등이 망가지면서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삼성전자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봉쇄 조치가 계속되는 등 최악 상황이 더해지면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상인증권은 삼성전자 주가의 현실적 바닥은 5만7000원대로 추정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한다면 5만30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7만7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보다 11% 낮은 8만9000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메모리 반도체 실적 전망치 변경을 반영해 하향 조정하지만 투자 의견은 '매수'로 유지한다"고 했다.
이처럼 부정적인 전망에도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사모으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들은 지난 3일을 제외하고 매일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이달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2조2400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8000억원, 4800억원어치 순매도 했다. 개인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식시장 변동성을 감안했을 때 적정 주가라고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장에선 코스피 지수가 바닥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 내 호재성 재료가 없어 단기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인플레이션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일시적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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