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지도부 지도체제를 '통합형 집단지도체제'로 구성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쇄신하지 말고 다시 '봉숭아학당' 만들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그동안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집단지도체제 이야기가 갑자기 나온다. 집단지도체제는 이미 퇴출됐다"며 "당 지도부가 1년 365일 당내 갈등과 다툼만 하고 있어 봉숭아학당이라는 판정까지 받은 과거가 있다. 하루가 급하고 중요한 시점에서 집단지도체제를 재논의하는 것은 매우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위기다.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단호한 결단력과 강한 추진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당의 존폐가 달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미 퇴출된 체제를 다시금 논의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현재 민주당에 맞는 옷을 입고 새로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한, 과거 집단지도체제 속에서 최고위원들의 득표 순위별로 일정한 수준의 공천 지분을 인정해준 적도 있다"며 "이는 우리 민주당이 혁신과 쇄신을 거부한 채 다시 과거 구태정치로 돌아간다는 낙인이 찍히게 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그는 "집단지도체제가 계파 간 공천권을 나눠 먹기식으로 보장함으로써 현역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악용될 우려가 많은 만큼 민주당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지도체제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민주당의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며 "수십만 당원의 참여권 보장 문제,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당이 지켜야 할 가치와 가치 실현 방안, 국민께 신뢰받는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안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봉숭아학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으로 살아날 수 있는 것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리더십으로 실력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국민께 신뢰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재선 의원 모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병원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재선 의원 간담회' 브리핑에서 "향후 우리 당의 지도 체제로 통합형 집단지도체제를 재선 의원 다수의 의견으로 모았고, 이것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민주당은 단일지도체제 원칙에 따라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고 있다. 이는 당대표에게 힘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당권을 독점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강 의원은 "우리가 당으로서 보다 다양한 의견들이 지도부 내에서 나오고, 이런 부분들과 관련해 최대한 민심을 반영하기 위한 지도 체제로서 통합형 집단지도체제가 적합하다고 뜻을 모았다"며 "우리 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자고 얘기했다. 새로운 리더십은 70년대, 80년대 의원들이 당의 중심이 되고 당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아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지난 6·1 지방선거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이재명, 전해철, 홍영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세대교체를 통한 계파 갈등 종식을 명분으로 '70년대생 주역론'도 떠오르고 있다. 강병원, 강훈식, 김한규, 박용진, 박주민, 전재수 의원 등이 해당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3선 중진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그 주역이 70년대생이 되길 바란다"고 세대교체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광재 전 의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전해철·홍영표 의원 모두가 불출마하고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떻겠냐"며 "단합에 도움이 되고 쇄신과 세대교체라는 면에서도 좋은 시그널"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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