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첫 전기차 i3가 올 7월 단종된다. 2013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이후 9년 만이다. 전기차 라인업 재정비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올 7월 i3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2024년까지 생산·판매를 유지할 것이라던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일정이다. i3 생산이 종료되면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은 올 하반기 출시될 3세대 미니 컨트리맨 생산을 위한 라인 개편에 나선다. 국내 시장에서도 더 이상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예정. 일부 판매점에선 벌써 주문을 안 받고 있다.
i3는 BMW 첫 전기차로 2013년 도심형 전기차로 출시됐다. 내연기관차를 개조한 모델이 아닌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다. 출시 초기엔 22킬로와트(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가 132km에 그쳤지만 이후 두 차례 배터리 성능 개선을 거쳐 주행거리를 최대 248km까지 늘렸다.
i3의 단종은 BMW의 전기차 브랜드 'i'의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측면이 크다.
업계에선 i3가 첫 전기차로서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보고 있다. i3는 출시 후 9년간 25만대 이상 팔렸다. 2013년 출시 당시만 해도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임을 감안하면 수준급 성과라 할 수 있다. 2007년 전기차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i를 본격화한 뒤 2013년 첫 전기차를 내놓은 BMW의 전동화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게 BMW 내부의 평가다.
앞서 BMW는 i 브랜드의 초기 모델이자 BMW 최초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i8도 단종시켰다. 이후 7년 만인 지난해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를 시작으로 X3 기반의 iX3, i4 등 i 브랜드의 전기 신차를 잇따라 선보였다. 올 하반기엔 X1 기반의 iX1과 7시리즈 전기차 i7 출시를 예고했다.
일각에선 주행 가능거리가 긴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i3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250km에도 못 미친다. 이에 대해 BMW 관계자는 "i3의 단종은 이 차의 짧은 주행거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실제 BMW는 주행거리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전기차 전략을 쓰고 있다. BMW는 iX 공개 때도 "주행거리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내놓은 미니 일렉트릭도 주행거리가 159km에 불과하다.
앞서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는 후속 모델을 출시하지 않겠다며 i3 단종을 시사한 바 있다. 출시 이후 수년간 세대 변경도 이뤄지지 않았다. i3 자리는 소형 SUV X1의 전기차 버전 iX1이 간접적으로 대체할 전망이다. 3시리즈 기반 i3가 중국 내수 전용으로 출시됐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 출시될지는 미지수다. BMW 관계자는 "올 하반기 출시되는 7세대 7시리즈 라인업에 전기차가 새롭게 포함된 것처럼 3시리즈도 세대 변경과 함께 전기차로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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