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니클라우스GC 쟁탈전…홀당 160억 이상 찍었다

입력 2022-06-15 17:23   수정 2022-06-16 02:04


국내 골프장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인천 송도에 있는 18홀 회원제 골프장 잭니클라우스GC가 홀당 160억원 이상에 팔릴 전망이다. 지난해 사우스스프링스CC가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홀당 96억원보다도 60~70% 이상 높은 가격이다. 골프장 경영권 시장에 거품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칸서스자산운용은 잭니클라우스GC 매각 본입찰에 참여해 3000억원대 초반 수준의 인수가를 제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3000억원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홀당 167억원이다.

이 골프장 매각은 예비인수자를 미리 정해놓고 입찰을 붙이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예비인수자는 포스코그룹의 부동산 관리 회사 포스코O&M이다. 포스코가 칸서스자산운용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하면 최종 인수자로 확정된다. 인수를 포기하면 칸서스가 새 주인이 되는 구조다. 포스코는 당초 2600억원대 수준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가격보다 약 500억원을 높여서 인수할지 오는 20일까지 결정해 매각 측에 통보해야 한다.

당초 시장에서는 포스코가 쉽게 잭니클라우스GC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매년 1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내는 회원제 골프장을 비싼 가격에 인수할 후보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칸서스가 파격적인 가격을 써내면서 인수전의 향방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누가 인수하든 잭니클라우스GC는 역대 골프장 거래 중 최고가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최고가 거래는 지난해 3월 국내 사모펀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경기 이천의 18홀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CC로 홀당 95억6000만원이었다.

앞서 강원 홍천의 클럽모우CC를 매각하기 위해 2500억원(홀당 92억원)을 제시한 칼론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던 하나금융-모아건설 컨소시엄은 일부 투자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자 매물을 거둬들였다.

업계에서는 2020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골프산업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골프장 몸값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잭니클라우스GC는 만성적인 운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종식으로 해외 여행이 자유로워진 뒤에도 국내 골프장의 인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장은 하루에 운영할 수 있는 경기가 제한적이어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몸값이 계속 치솟으면 골프장 거래도 폭탄 돌리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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