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한경 밀레니엄포럼에서 ‘새 정부의 고용노동정책 방향’ 발제를 시작하며 이렇게 운을 뗐다. 한국 경제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돼온 노사 갈등을 노사 간 ‘상생’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들렸다.
이 장관은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이듬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정통 노동계 인사다. 30년 이상을 노동계에 몸담았고 한국노총 사무처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강경투쟁이 아닌 합리적 노사관계를 중시한다는 평판을 얻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초대 고용부 장관으로 그를 지명한 배경이다.
이 장관은 포럼에서 “(저에 대해 경영계의) 우려가 있기도 했다”며 “균형감 있는 정책을 펴 (노사 간) 상생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노사관계에 대해선 “대체로 안정 추세지만 어려운 경제 요건, 부문별 노사 갈등 등 불안 요인이 잠재돼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 방법에 대해선 “현실 적합성이 부족한 제도를 손보고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해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면서도 기업 활력을 높이는 방안을 균형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실 적합성이 부족한 제도’의 대표적 사례로는 유연하지 못한 근로시간 제도를 꼽았다.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근로시간 총량은 줄여나가되 노사 합의에 기반해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게 이 장관의 설명이다.
이 장관이 지목한 불공정 관행의 대표적 사례는 열정페이와 불공정한 채용 관행이다. 장기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하도록 하는 노사 단체협약을 시정해 청년들에게 공정한 채용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했다.
정의진/곽용희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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