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티익스프레스, 줄 안 서고 1분컷"…에버랜드 메타버스 먼저 가보니 [정지은의 산업노트]

입력 2022-06-16 16:02   수정 2022-06-24 19:06


모니터 앞에 드넓은 놀이공원이 펼쳐졌다. 아바타를 모노레일에 태우니 순식간에 에버랜드 대표 명소 ‘장미공원’으로 이동했다. 활짝핀 장미공원을 걷다가 인기 놀이기구 ‘티익스프레스’ 앞으로 달려갔다. 흥미진진했다. 거리가 멀어 ‘날 잡고’ 가야 했던 에버랜드를, 이렇게 눈앞 가상현실로 볼 수 있다니.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16일 선공개한 ‘에버랜드 메타버스’를 이용해 본 기자의 소감이다. 에버랜드 메타버스는 에버랜드 주요 놀이기구와 콘텐츠를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으로, 17일 오전 11시 개장한다.

에버랜드 메타버스는 로블록스 기반 메타버스 ‘플레이댑 랜드’에 맵 형태로 조성됐다. 메타버스를 처음 경험하는 이에겐 낯선 환경일 수 있다. 3차원(3D) 게임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처음엔 막막했다. 이것저것 눌러봤다. 개장 이벤트로 제공되는 ‘아마존 익스프레스 소울리스좌’ 의상을 장착하는데 성공. 아바타를 움직여 돌아다니니, 실제 에버랜드에서 보던 장면과 똑같은 위치에 각종 시설이 보였다.

식당가를 지나 옛 기억을 떠올려 티익스프레스 타는 곳을 찾아갔다. 입장하는 길도 현실 그대로 구현했다. 대기줄 없이 입장 통로를 지나니 속이 시원했다. 주말이면 50분, 1시간 대기는 기본인 이곳을 곧장 이용하니, 대리만족하는 기분까지 들었다.


이곳에선 에버랜드 내 유러피안 어드벤처의 주요 시설 10여 개를 가상 체험 콘텐츠로 제공한다. 티익스프레스뿐 아니라 회전목마, 페스티벌 트레인 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다른 아바타와 마주쳤을 때 물총 싸움을 하는 것도 주요 즐길 거리다. 가상공간상 시간대가 야간이 되자, 장미정원 주변에서 반딧불이도 채집할 수 있었다.

메타버스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중간중간 한숨이 나올 때도 많았다. 도통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버튼 하나만 눌러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방법은 없는지 답답한 순간이 여러 번이었다.

그런데도 다음에 종종 다시 와보고 싶어질 정도로 흥미로운 콘텐츠가 다양했다. 무서워서 놀이기구를 못 타거나, 거리가 멀어 직접 방문이 어려운 이들에게 간접 체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는 유양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상무는 “에버랜드 세계관을 디지털로 확장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며 “에버랜드 외에도 골프장 등 디지털 세계와 현실 공간을 연계한 콘텐츠 실험을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버랜드 메타버스는 17일 오전 11시 개장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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