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는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자국의 구소련제 미그29 전투기, T-72 전차를 상당수 보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신냉전 기류가 확산되는 만큼 폴란드도 이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산 경공격기 FA-50, K2전차를 들여오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를 중심으로 재무장과 군비 확충 움직임과 맞물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도 수출길도 넓어질 전망이다. 덩달아 방산주 기업가치도 들썩이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AI는 전날보다 600원(1.09%) 내린 5만43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1년 새 63.8%나 올랐다. LIG넥스원 주가(7만6100원)도 같은 기간 79.48%나 치솟았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육군·공군 평가단과 폴란드 경제개발은행을 비롯한 20여명이 지난 6~10일 방한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현대로템 LIG넥스원을 비롯한 주요 방산 기업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한국을 방문해 '무기 쇼핑'에 나선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의 뒤를 이어 무기 계약 작업을 점검하는 실사단으로 평가된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방한 당시 KAI 공장을 방문해 국산 경공격기 FA-50 48대 구매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FA-50의 대당 가격은 4000만달러(약 510억원)으로, 48대 수출이 성사되면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단일국가 방산 수출로는 역대 최대금액이다. KAI는 이번 사업 성사를 위해 '폴란드 수출관리팀'까지 신설했다.
폴란드 공군은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소련제 미그-29 전투기를 공여했다. 항공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FA-50을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는 당초 미국 록히드마틴의 F-16 도입을 노렸다"며 "전세계 각국에서 F-16 구매계약이 몰리면서 인수 시점이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에 FA-50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FA-50은 물론 자주포와 현대로템의 K2전차 구매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도 최근 트위터를 통해 "K2 전차가 곧 폴란드군에서 사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소련제 T-72 전차 200대 등을 보내면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K2전차 도입을 노리고 있다. 폴란드는 물론 노르웨이도 K2 전차 수입에 관심이 상당하다.
현대로템은 전차노르웨이와 폴란드의 요구사항에 맞춰 개량한 K2NO(노르웨이형), K2PL(폴란드형)의 모형을 전시하고 현지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은 전차 재고물량이 넘쳐 생산을 멈춘지 10년가량이 넘었다"며 "반면 현대로템은 지금도 K2전차 공장을 가동하면서 성능과 제품 생산 속도 면에서 다른 나라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FA-50과 K2는 물론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와 LIG넥스원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Ⅱ 도입에도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각국이 연내 한국 방산업체와 상당한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할 조짐"이라며 "정부가 수출금융과 유럽 정부와의 군사조약 등을 바탕으로 지원하는 형태로 뒷받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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