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에 속옷 빨래 숙제 내준 교사…"형 무겁다" 항소 기각

입력 2022-06-17 08:30   수정 2022-06-17 09:36


초등학생 제자들에게 속옷 빨래 숙제를 내준 뒤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교사가 "형이 과하다"며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17일 부산고법 울산재판부 형사1부(박해빈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20년 4월 초등학교 1학년생인 제자 16명에게 속옷을 세탁한 후 인증 사진을 학급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게 하고, 해당 숙제 사진에 '울 공주님 분홍색 속옷 이뻐요', '우리 공주님 수줍게 클리어' 등의 댓글을 남겼다. A 씨는 학생이 올린 속옷 빨래 동영상에 '섹시 팬티, 자기가 빨기'라는 부적절한 제목을 달아 유튜브 등에 게시하기도 했다.

2019년 4월에도 A 씨는 비슷한 숙제를 내주고, 체육 수업 시간 여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혐의도 받는다
.

지난해 7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A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러자 A 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A 씨는 "속옷 빨래 숙제가 성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학대 고의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아이들이 아동보호전문기관 조사에서 해당 숙제 때문에 기분이 나쁘고 부끄러웠다고 진술한 점을 두고 성적 학대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속옷 빨래 숙제' 사건은 2020년 4월 해당 학교 학부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알려졌다. A 씨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 동의가 20만 명을 넘기도 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교직에서 파면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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