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실패가 명확해 보일 때, 정책 입안자들은 낙관론을 취하기 시작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기대하는 고집을 부린다. 모든 것이 잘될 것이고,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최종 단계다. 재앙의 전모가 명백해진다.
거의 1년 동안 미국 대통령, 재무부 장관, 중앙은행(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한다고 해도 ‘일시적’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부정은 안일함으로 발전했다. 괜찮을 것이라고 그들은 말했다. 소비자 물가가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다 잘될 것이다. 몇 차례의 빠른 금리 인상은 성장과 고용에 큰 흠집을 내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밀어낼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분명히 최악의 상황을 무시하고 최선을 바라는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그와 그의 동료들은 완만한 긴축 정책이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충분한 전략이라고 믿는 것 같다.
Fed는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당시 1%에서 2.8%까지만 올리면 2024년까지 인플레이션율을 4.3%에서 2.3%로 낮추고, 실업률을 최저치로 유지하면서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에 충분하다고 봤다. 이런 환상은 석 달도 채 되지 않아 깨졌다. 앞으로 Fed가 마주하게 될 과제는 그들이 제시하는 낙관론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다.
낙관론자들은 인플레이션율이 1980년 최고치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Fed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시 폴 볼커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20%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근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와 마린 볼후이스 등 경제학자들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런 주장이 잘못된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1980년의 최고점에 훨씬 가깝다. 1980년 6월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13.6%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를 현대식으로 재조정하면 9.1%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의 6%(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와 격차가 훨씬 작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필요한 긴축 정책은 볼커가 단행한 정책에 훨씬 가까운 것일 수 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The Cost of Wishful Thinking on Inflation Is Going Up Too’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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