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커트 탈락' 김희준, 생애 첫승 기회

입력 2022-06-17 17:31   수정 2022-06-17 23:39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 차 김희준(22)의 2021년은 잔인했다. 발레를 하다가 중학생이 된 뒤 골프를 시작한 탓에 아마추어 시절 주목받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해 정규투어 티켓을 따내며 루키로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정규투어의 벽은 높았다. 26개 대회에 나서 12개 대회에서만 커트를 통과했다. 절반 넘는 대회에서 예선 탈락했다. 톱10에 든 건 단 한 번뿐이었다. 한국 여자골프 대회 가운데 가장 큰 상금이 걸린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이 가장 뼈아팠다. 첫날 7오버파 79타를 치고 기권했기 때문이다.

정규투어 첫해 받아든 성적은 상금랭킹 81위. 김희준은 결국 ‘지옥의 시드전’을 치러야 했다. 다행히 시드전에서 33위에 올라 올 시즌 시드를 손에 넣었다.

두 번째 정규투어 도전인 올해 들어 김희준은 달라졌다. 9개 대회에서 여섯 번 커트를 통과했다. 17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 2라운드에서는 리더보드 상단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여자골프 대회 가운데 최고의 상금이 걸린 대회에서 생애 첫승을 노리게 된 것이다.

이날 김희준은 5언더파 67타를 치며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했다. 임희정에게 1타 뒤진 2위로 3라운드 무빙데이에 나서게 됐다. 지난해 난조를 보인 드라이버샷이 잡히고 쇼트게임까지 좋아진 결과다.

김희준은 “지난해 드라이버샷이 망가지면서 나중엔 드라이버에 손을 대기도 무서웠다”고 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7.4%(96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드라이버 난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페어웨이로 공을 올리면서 마음이 편안해지자 쇼트게임과 퍼트가 살아났다. 이날도 김희준은 버디를 6개 잡아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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