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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가 이끄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이하 브리지워터)가 유럽 주식에 최소 67억달러(약 8조7000억원)의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투자정보업체인 브레이크아웃포인트에 따르면 브릿지워터는 유럽 내 기업 22곳에 공매도 포지션으로 67억달러를 보유 중이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공급업체인 ASML(10억달러), 프랑스 에너지 업체 토탈에네르지스(7억5000만달러),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6억4600만달러) 등이 공매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이 외에 산탄데르, 바이엘, AXA, ING그룹, 알리안츠 등 다른 제약사나 은행, 보험사 등도 투자대상에 포함됐다.
CNBC는 브리지워터의 공매도를 두고 “주식에 대한 노골적인 베팅인지, 헤지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반 코소비치 브레이크아웃포인트 창업자는 “이 모든 공매도가 최근 며칠 안에 나타났다”며“ 대부분의 공매도 기업들이 STOXX 유럽 50 지수에 속한다”고 말했다. 범(凡) 유럽 증권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16일 기준 연초 대비 17.8%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23.6% 하락한 미국 대표 증권지수인 S&P500 보다는 상황이 낫다.
투자업계 일각에선 당분간 주식시장이 반등하기 어려운 만큼 레이 달리오의 공매도 투자가 타당하는 의견이 나왔다. 17일 스위스 금융업체인 포르타 어드바이저의 비트 비트만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아직 바닥과는 거리가 있다”며 “폴 볼커 시대 이후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보였던 지난 40년간의 평균 하락률과 비교하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분석했다.
1979~1987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었던 폴 볼커는 14%대까지 치솟았던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연 22%까지 올렸던 강경론자다. 이 금리 인상 정책의 영향으로 1981년 미국 실업률이 약 11%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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