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원소의 수출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관영 매체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비우호적인 국가에 대해 희가스 수출을 지난달 말부터 제한하기 시작했다. 희가스는 아르곤, 헬륨, 네온 등 6가지 기체 원소로 공기 중 들어있는 양이 희박하다.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차지하는 전 세계 네온 가스 공급량은 30%다. 네온은 반도체 제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업계가 다시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전에는 러시아가 네온을 채취했고, 이를 우크라이나로 보내 정화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마리우폴과 오데사 등 주요 항구도시가 파괴됐다. 수출길이 막히면서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러시아의 수출 제한 조치가 반도체 산업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업체들이 의존도를 줄여왔기 때문이다.
피터 핸버리 베인앤드컴퍼니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네온 가스 의존도는 한때 80~90%에 육박했지만, 2014년 이후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고 말했다.
순드크비스크 연구원은 "삼성이 있는 한국이 가장 먼저 고통을 느낄 것"이라며 러시아 수출 제한 조치로 한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은 희가스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 유럽과 달리 생산을 늘릴 대형 가스 회사가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가 이어지자 자원 무기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 공급량을 조절하거나 세계 식품 가격 급등 속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방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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