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유 석유회사들이 카타르 가스전에 지분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중국 조선사들의 LNG운반선 수주도 지원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와 중국석화(시노펙)은 총 300억달러 규모의 카타르 북부가스전 증산프로젝트(NFE)의 지분 일부를 확보하는 투자 계획을 카타르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세계 3위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카타르는 가스전을 개발할 때 글로벌 석유메이저들을 참여시켜왔으며, 중국 기업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카타르 국경기업인 카타르에너지(QE)는 NFE를 총 6개의 천연가스 액화처리 및 선적시설(트레인)마다 1개의 합작회사(JV)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프랑스 토탈이 1개 트레인의 지분을 25% 확보한 파트너가 됐다고 발표했다. 엑슨모빌, 쉘, 코노코필립스, ENI 등 글로벌 메이저들도 투자 신청서를 낸 상태다. 중국 기업들은 각 트레인의 지분 5%씩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의 최대 LNG 수입국은 호주이며 카타르는 그 다음이다. 중국은 호주와 미국 등에서 LNG를 주로 수입했으나 최근 두 국가와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카타르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로부터도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고 있다. 천연가스는 인접한 국가들끼리는 가스관으로, 그렇지 않은 국가들 사이에선 LNG 운반선으로 이송한다.
중국석유와 중국석화는 아울러 QE와 2027년까지 각각 연간 최대 400만t의 LNG를 매입하는 협상도 진행 중이다. 양국 간 단일 LNG 거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중국은 지난해 전체 LNG 수입량의 11%인 900만t의 LNG를 카타르로부터 수입했다.
카타르는 NFE를 통해 2027년까지 연간 LNG 생산량을 현재의 연 7700만t에서 1억26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카타르는 2005년 천연가스 채굴 확장을 중단했다가 미국과 호주가 생산량을 늘리자 2019년부터 증산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척당 2억달러가 넘는 LNG운반선만 100척 이상 발주될 예정이다.
중국 국유기업들이 카타르 가스전의 지분을 확보하면 한국 조선사들의 LNG운반선 수주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은 그동안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의 독무대였으나 중국 조선사들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 후둥중화조선이 카타르 프로젝트에서 지난해 10월 4척을 수주한 바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