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나도 성과급 잔치…'연봉 1억' 4년새 5→20곳

입력 2022-06-19 17:12   수정 2022-06-20 00:46

공공기관 중엔 장기간 쌓인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는데 기관장을 포함해 임원들이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챙긴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104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는 2018년 652억원, 2019년 844억원, 2020년 932억원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적자 누적으로 석탄공사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그런데도 석탄공사 임원들에겐 거액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지난해 석탄공사 사장에게 지급된 성과상여금은 1863만원으로 전년 1356만원 대비 507만원(37.4%) 늘었다. 사장 기본급은 같은 기간 1억1501만원에서 1억1824만원으로 증가했다. 석탄공사의 상임감사와 상임이사는 9459만원의 기본급 외에 각각 2760만원과 1840만원의 성과상여금을 받았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연봉이 대기업에 비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국내 공공기관 370곳(부설기관 포함)의 일반 정규직 평균 연봉은 6976만원으로 전년 6911만원 대비 65만원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기업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529만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6348만원이다. 비교 시점이 1년 차이 나긴 하지만 공공기관 정규직 연봉이 대기업 평균 연봉보다 628만원 높은 것이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공공기관은 지난해 20곳에 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까지만 해도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공공기관이 모두 5곳이었는데 4년 만에 4배로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울산과학기술원의 평균 연봉이 1억2058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1억1595만원), 한국투자공사(1억1592만원)가 뒤를 이었다.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한 공공기관도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달 초 자체 실태조사한 결과를 보면 A공공기관은 무단 결근을 이유로 1개월 정직 처분을 받고 출근하지 않은 직원에게 평균임금의 98%인 825만원을 지급했다. B공공기관은 채용비리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아 해임된 임원에게 퇴직금 3000만원을 전액 지급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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