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임희정은 디펜딩 챔피언 박민지(24)와 같은 조로 나섰다. 6타 차이, 우승에 누구보다 가까이 서 있었지만 임희정은 추격에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 시작부터 내리 버디를 잡으며 7타 차까지 달아났다. 사실상 우승이 확정된 후반,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결과는 3언더파 69타.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시즌 첫 승이자 개인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날 임희정이 적어낸 269타는 한국여자오픈 최소타 우승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8년 오지현(26)과 작년 박민지가 남긴 271타였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프로로 전향한 임희정은 데뷔 첫해 3승을 쓸어담았다. ‘2년 차 징크스’로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우승 본능을 되살렸다. 하반기를 자신의 무대로 만든 그는 상금랭킹 2위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올 시즌 최고의 블루칩으로 꼽히던 그에게 지난 4월 예상치 못한 불운이 닥쳤다. 대회장으로 향하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 것. 이후 6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은 기권, 한 번은 커트 탈락했다. 10위 이내 입상은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3위 한 번뿐이었다. 근육이 빨리 뭉치는 등 사고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지만 임희정은 “이번 대회만 견디자”며 투혼을 발휘했다. 결국 최고 권위의 한국여자오픈에서 화려하게 날아오르며 ‘커리어 하이’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임희정은 이제 다음 대회인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까지 2연승을 노린다. 그는 “올 시즌 목표가 3승이고 2주 연속 우승도 꼭 해보고 싶다. 다음주 대회에서도 열심히 쳐보겠다”고 다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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