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박지현 "최강욱 처벌해야…감싸면 국민이 버릴 것"

입력 2022-06-20 09:54   수정 2022-06-20 09:59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를 앞둔 당 윤리심판원을 향해 "최 의원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국민이 원하는 혁신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전 위원장의 공개 발언은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18일 만에 처음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민주당이 혁신의 길을 선택하길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짤짤이' 발언으로 앞서 논란을 빚은 최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혁신의 길이다. 동지의 잘못을 처벌하고 국민께 다가가는 일"이라며 "하나는 팬덤의 길이다. 동지를 감싸주고 국민께 버림받는 길이다. 바로 오늘 최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따라 민주당이 어느 길로 갈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과 동료 의원들의 은폐 시도, 2차 가해까지 모두 합당한 징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는 박지현의 약속이 아니라 민주당의 약속이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러나 최 의원이 윤리심판원 출석을 미루며 징계 처리도 미뤄졌고, 제가 비상 징계를 요구했지만, 우리 당은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선거 뒤 윤리심판원에서 징계하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며 "그 약속을 지키는 날이 오늘"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혁신은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으로 시작해야 한다. 경징계에 그치거나 징계 자체를 또 미룬다면, 은폐 시도나 2차 가해는 빼고 처벌한다면, 국민은 민주당의 어떤 반성과 쇄신 약속도 믿지 않을 것"이라며 "최 의원의 거짓과 은폐와 2차 가해로 당을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쥔 다수파라는 오만과 범죄를 저질러도 감싸주는 방탄 팬덤에 빠져 반성하고 거듭나라는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선거 참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그 책임이 결코 적지 않다"고 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5월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간 진행된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동료 의원이 화면에 보이지 않자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최 의원 측은 "어린 학생들이 '짤짤이'(손안에 동전을 넣고 하는 놀이) 하는 것처럼 그러고 있는 것이냐"고 발언에 성적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6·1 지방선거 참패 하루 뒤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박 전 위원장은 투표를 목전에 두고 대국민 사과, 혁신안 발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당 쇄신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박 전 위원장은 당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등과 공개적으로 마찰을 빚으며 당내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방선거 패배를 놓고 '박지현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선거를 마친 지 약 3주를 지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는 "박지현은 민주당의 가치를 실현할 사람"이라는 재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당내 어른들이 져야 할 책임을 한 청년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박 전 위원장의 재기를 촉구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에게도 다시 요청드린다. 지선 때 보인 실수에 대해 자성하는 모습과 그 속에서 민주당의 청년 정치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왜 지선 패배, 박지현이 오롯이 책임져야 하나. 지선 패배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은 사과라도 했냐"고 반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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