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씨 아들 이모 군이 20일 우 위원장 앞으로 편지를 보내면서 “월북이라는 명확한 증거 제시 없이 정치적 발언을 내뱉는 것은 반인권적 행위”라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빈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 피살 사건을 '월북 공작’으로 규정한 국민의힘을 향해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新)색깔론"이라고 맞받아쳤다.
유족 측이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이모 군은 “적국에 의해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한 가정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정치적 이익을 위한 발언을 무책임하게 내뱉는 것에 국회의원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그렇게 떳떳하면 법원 판사가 공개하라고 판결한 정보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할 때 왜 가만히 있었냐”고 비판했다.
가족에게 공개되지 않은 군 특수정보에 월북 증거가 있다는 우 위원장 발언에는 “월북이 확실하다고 주장한 측의 증거 제시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이모 군은 “공무원이 하루아침에 월북자로 둔갑한 명확한 증거를 먼저 제시하라”며 “대한민국에서 월북이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를 안다면 보여주지 못하는 정황만으로 한 가족을 묻어버리는 이런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족 측은 오는 22일 서울중앙지검에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오는 23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먼저 대통령지정기록물 공개 청구를 건의할 예정”이라며 “건의 다음날 즉시 박 대표를 찾아가 면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고소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서는 “문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은폐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므로 주변 실무진들의 혐의가 일정 수준 소명되면 고소장을 접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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