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0일 오전 출근 시간대에 서울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시위를 진행해 열차 운행이 40분 넘게 늦어졌다.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께 혜화역에서 기자회견으로 시작된 전장연의 시위는 회현역에서 오전 10시께 종료됐다.
시위로 인해 회현역 기준 상행선은 총 48분이, 하행선은 총 43분이 지연됐다.
전장연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획재정부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위한 실무 협의에 응한다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관계자들은 삼각지역으로 이동해 목에 사다리를 걸고 열차 출입구를 막는 방식으로 역차 출발을 지연시켰다. 열차가 30분 가까이 출발하지 못해 지연 시간이 길어지자 경찰이 전장연 관계자들의 목에서 사다리를 빼내고 강제로 이동시키려 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다만 전장연 측이 시위를 자체적으로 멈춰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장연은 삼각지역에 이어 오전 8시50분께 사당역에서 시위를 벌여 다시 열차 운행을 24분동안 지연시켰다.
이후 회현역에 모인 전장연 관계자들은 지상으로 올라와 서울시의회를 향해 행진했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은 "출근길에 시위하게 돼 정말로 죄송하다"며 "저희는 특별한 걸 요구하는 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발을 묶어서 의사를 관철하려는 상황들에 대해 엄격한 법 집행으로 질서를 확립하는 게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청장은 전장연 지하철 승하차와 도로점거 시위와 관련한 수사 상황에 대해 11명을 수사 중이며 그중 1명을 조사했고 나머지는 출석 요구 중이라고 밝혔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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