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한모(35)씨는 이달 초 캐피탈사 할부 금융을 이용해 기아 카니발을 구입했다. 한씨는 "신용등급이나 자주 쓰는 카드와 상관 없이 최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어 캐피탈 상품을 선택했다"며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집 다음으로 비싼 자산인 자동차는 구매할 때 정보를 알아보고 결정을 내려야 할 점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자금 조달을 어떻게 하느냐'다.
자동차 구입에 보통 수천만 원이 들어가는 만큼 소비자들은 할부 결제가 가능한 다양한 금융 상품을 알아보게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자동차 할부 금융상품은 대형 캐피탈사가 주로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카드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신한·삼성·국민·롯데·우리·하나 등 6개 대형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9조766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7% 늘어난 반면, 캐피탈사 자산은 8151억원으로 3.7% 더 줄었다.
이런 배경에는 캐피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 캐피탈 상품은 대출 금리가 더 높고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쳐 카드 할부보다 위험하다는 생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금리 경쟁력이다. 여신금융협회가 운영하는 공시정보포털에서는 카드사 캐피탈 등 여신 전문 금융회사의 할부 금융상품 금리를 주요 차종별로 비교할 수 있다.
국산 SUV 차량 가운데 지난해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기아자동차 카니발의 경우 현재 가장 할부 금리가 낮은 금융사(36개월 할부 기준·다이렉트 대출 상품 제외)는 현대캐피탈이다. 20일 조회 기준 현대캐피탈 할부 금리는 연 2.8%로 3%대인 카드 할부 금리보다 낮다. 통상 연 3~4%대 금리를 제공하는 주요 은행의 자동차금융 상품보다 낮은 수준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동일한 차종과 상품 기준으로 소비자 신용도에 상관 없이 모두 최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며 "현대·기아자동차 신차를 구매하면 차종에 상관 없이 최장 12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기 때문에 목돈이 생기면 잔여 할부금액을 갚아도 된다"고 했다.
단, 1금융권인 은행보다 2금융권인 카드사와 캐피탈사 할부금융이 신용점수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2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카드사와 캐피탈사 상품을 비교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상품별 조건만 충족하면 고객 신용등급과 상관 없이 차종에 따라 정해진 금리를 똑같이 적용하기 때문에 신용점수가 낮아도 최저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은행이나 카드사의 경우 소비자의 신용점수와 거래 실적 등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은 현재 대부업체에선 판매조차 할 수 없으며 정상적인 캐피탈사만 취급 가능한 상품"이라며 "'캐피탈'이란 이름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넘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비교·선택하면 고가 자산이 자동차 구매의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차량 판매 회사가 추천한 대로 캐피탈사를 고르지 말고 직접 할부 금융 비교 공시 사이트에서 금리를 비교한 뒤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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