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환경의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모델 학습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적응 신경망 기술’을 개발했다. 특정한 환경에 맞춰진 개별 모델을 여러 개 학습한 후 통합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여러 데이터를 한 모델에 학습 가능하도록 설계한 게 포인트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는 임성훈 교수(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연구팀이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전기전자공학회(IEEE) 콘퍼런스 온 컴퓨터 비전 & 패턴 인식(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에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가령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각국 자율주행 데이터들로 국내 환경에 맞는 AI 모델을 학습시킬 수 있다. 특히 활용 가능한 자율주행 데이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DGIST 측은 기대했다.
딥러닝 모델 학습에는 풍부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데이터들이 341만장 이상 공개돼 있음에도 해외와 국내의 주행 환경 차이로 인해 이들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기존에는 각각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한 환경에서 원활하게 동작하는 모델을 여러 개 학습하고, 학습된 여러 모델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복잡한 학습 과정을 거칠 뿐 아니라 모델을 통합할 때 각 모델이 잘못 예측한 결과까지 같이 학습돼 성능 저하가 일어나는 단점이 있었다.
임 교수팀은 여러 모델을 학습할 필요 없이 여러 데이터의 집합체(도메인)를 한 모델에 학습하는 기법을 설계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했다. 또한 같은 물체라도 외관상 특징이 다를 수 있어 원본(소스) 이미지와 변환된 이미지 간 연관성을 이용해 알맞은 정보를 찾아 하나의 모델에 학습시키는 기법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다중 타깃 도메인 변환 신경망은 한 모델로도 여러 도메인의 이미지 변환이 자유자재로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학습 과정을 대폭 줄였으며 기존에 모델을 통합하면서 나타났던 성능 저하 문제도 해결해 앞으로 AI·자율주행 분야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임 교수는 “자율주행 시장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환경의 데이터를 활용 가능하게 하는 환경 적응 기술이라는 의의가 있다”며 “환경 적응 분야에서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한 연구로, 학습 데이터 부족 문제를 겪는 국내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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