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를 200만원 한도 내에서 면제해주기로 했다. 기존엔 집을 처음 구매하는 실수요자라도 소득 및 주택 가격에 따라 취득세 감면 수준에 차등을 뒀지만 앞으로는 조건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생애 첫 주택 매수를 고려하고 있는 일부 중산층 및 청년층의 세금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제1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취득세 부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 및 3분기 추진 부동산 정상화 과제'를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를 연소득 및 주택가격 제한 없이 200만원 한도로 면제해주기로 했다.
기존에도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경감 혜택 제도는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다. 취득세 경감 혜택을 받으려면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여야 하고 주택 가격이 수도권은 4억원, 비수도권은 3억원 이하여야 했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면 주택가격이 1억5000만원 이하인 주택에 대해선 취득세를 100% 감면받을 수 있었고, 주택 가격이 1억5000만원을 초과하면 50% 감면 혜택이 적용됐다.
윤석열 정부가 이날 내놓은 취득세 경감 방안의 핵심은 연소득 및 주택가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집을 처음 사는 경우라면 누구나 취득세 면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변경된 제도가 시행되면 취득세 경감 혜택을 보는 가구가 현재 연간 12만3000가구에서 25만6000가구로 13만3000가구(108%)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200만원 한도는 기존 제도 하에서 최대로 감면받을 수 있는 취득세를 기준으로 설정됐다. 기존 제도 하에서 4억원의 주택을 사들인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는 200만원(4억원×취득세율1%×감면비율 50%)의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변경된 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선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하다. 정부 혼자서는 제도를 바꿀 수 없고, 국회에서 법률을 고쳐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선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국회와 협력해 올해 하반기 내에 법률 개정을 마무리 지어 이날(21일) 이후 취득 주택부터 소급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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