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귀국 후 고삐 죈다…삼성, 사장단회의 이어 전략회의

입력 2022-06-21 13:51   수정 2022-06-21 13:52


삼성전자가 21일 경기 수원사업장 등에서 '2022년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협의회에서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직원들이 각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전략과 위기 대응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21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이날부터 23일까지, 경계현 사장이 주재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각각 협의회를 진행한다. 회의에는 본사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 총 240여명(DX 140여명, DS 1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전략협의회는 해마다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열렸으나, 2019년부터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하반기에 한 차례만 개최됐다.

이재용 부회장 귀국 직후 연달아 열리는 회의
삼성전자가 올해 4년 만에 상반기 회의를 연 것은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8일 유럽 출장에서 돌아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에선 못 느꼈는데, 유럽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더 느껴졌다"며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삼성이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에는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DX부문장과 경계현 DS 부문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가 긴급 개최됐다. 이날 회의는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 8시간 넘게 진행됐다. 회의에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전날 사장단 회의에서는 이 부회장이 강조한 기술와 상생이 집중 논의됐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 안목으로 변화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귀국한 날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4년만에 열리는 상반기 전략 회의, 어떤 내용 오갈까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이런 대내외 여건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위기 타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업 부문별·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하반기 사업 목표를 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한 공급망관리(SCM) 혁신, 재고 건전화, 전사적 자원 효율적 운영 방안 등이 공통 의제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DX 부문은 원자재나 물류비 상승에 대한 대응이나 모바일, 가전 사업 간 시너지 창출 등과 관련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S 부문은 올 하반기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전망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판매 확대 방안, 파운드리 글로벌 신규 수주 확대 방안, 중장기 기술 개발 로드맵, 국내외 투자 계획 실행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발표한 450조 원 규모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 사업 계획과 M&A(인수합병) 추진 현황 등도 논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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