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찍고 수직낙하…널뛰는 '무증 테마주'

입력 2022-06-21 17:18   수정 2022-06-22 00:43

무상증자를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무상증자를 발표하면 주가가 3~10배씩 뛰었다가 갑자기 급락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호재를 찾기 쉽지 않은 급락장에서 무상증자 시행 기업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무상증자만으로 회사 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닌 만큼 섣불리 추격 매수했다가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무상증자 발표 뒤 급등락 반복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사이즈 여성의류 업체인 공구우먼은 지난 14일 기존 주주에게 주당 5주의 신주를 무상으로 나눠주겠다고 발표한 뒤 해당일과 그다음날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상장한 신생 상장사인 공구우먼은 상장 당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결과가 좋지 않아 공모가 하단(2만6000~3만1000원)보다도 아래인 2만원으로 상장하는 굴욕을 겪었다.


상장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무상증자 소식을 발표했다. 발표 약 1주일 전부터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주가는 167.62% 상승했다. 뒤늦게 개미들이 몰리기 시작했지만 상한가 직후 3거래일간 매물이 쏟아지며 31.75% 하락했다.

최근 무상증자 관련주가 테마주로 인식되면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노터스는 기존주주에게 주당 8주를 나눠주는 무상증자 공시를 하면서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무상증자 발표 전 대비 주가가 10배나 뛰었다. 그러나 지난 13일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무상증자 전 주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씨에스베어링도 무상증자 권리락이 발생한 20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21일에는 10.30% 급락세로 돌아섰다. 조광ILI도 15일 주당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공시하자 다음날 바로 상한가로 직행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무상증자 테마주 주의해야
무상증자란 기존 주주에게 돈을 받지 않고 주식을 나눠주는 것이다. 무상증자를 하면 유통 주식이 늘고 권리락 효과로 인해 주당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주식 거래가 활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회사가 쌓아놓고 있던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무상증자를 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회사 가치가 높아지는 건 아니다. 며칠 연속 상한가를 기록할 만한 대단한 호재는 아닌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락장에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무상증자 관련 테마주에 투자하는 데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무상증자 이후 고점을 형성한 지 1주일 만에 3분의 1 토막이 난 노터스에 단기 차익을 노리고 뒤늦게 올라탄 투자자는 크게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무상증자 후 주가가 크게 오르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이들 기업에 대해 ‘무상증자를 이용한 주가 띄우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적지 않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하락세를 거듭하다 보니 주가 상승 모멘텀을 위해 무상증자를 재료로 이용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며 “무상증자를 한다고 해서 회사의 본질적 가치가 커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무턱대고 추격 매수를 했다가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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