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군가산점제 제도의 부활을 추진한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의 숨은 공신으로 꼽히는 이대남의 지지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한 ‘병사월급 200만원’ 지원 약속 등 관련 제도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병역의무자에 대한 종합적인 군 복무 보상을 담은 ‘병역의무이행자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최근 발의했다. 범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인 지원과 보상이 가능토록 근거를 만들어 지원 및 보상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다.
국가보훈처장이 병역의무이행자 지원을 위한 기본계획·시행계획을 수립하고, 국가보훈처장 소속 병역의무이행자 지원정책심의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전역지원금을 지급하고, 취업·창업교육 지원, 학자금대출 일정 기간 이자 면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5년 이상 복무한 중·장기 제대군인의 경우 현행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직업 훈련, 창업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의무복무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은 복직 시 불합리한 처우 금지, 공공기관 취업 시 채용시험 응시연령 상향 등만 규정돼 있어 미흡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개정안은 특히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공무원 채용시험 가산점 부여(6급 이하)하는 방안을 규정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정안은 2년 이상 군 복무를 한 제대군인에 2%의 가산점을 주도록 했다.
1961년 일찌감치 도입된 군 가산점 제도는 1999년 위헌 판결을 계기로 사라졌다. 과거에는 2년 이상 복무한 제대군인이 취업하거나 공무원 시험 등에 응시할 때 과목별로 시험 득점에 3~5%의 가산점을 부여했다. 6급 이하의 공무원 시험의 경우 2년 이상 복무한 군필자들에게는 총점의 5%(2년 미만, 3%)의 가산점을 부여했다.
1999년 헌재는 이 같은 규정에 대해 “군가산점제가 여성, 장애인, 군 미필자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공무담임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재판관 9명 전원 일치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후 수차례 군 가산점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최종 입법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정치권에선 이대남에 친화적인 정권이 들어선 데다 그 동안 가산점을 적절한 수준에서 부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만큼 통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 3월 성인 남녀 17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 대한민국 젠더 의식 조사결과 10명중 5명은 위헌 결정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
1999년 군가산점제 위헌을 이끌었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지난해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내외의 군가산점제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기호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여러 분야의 사회적 논의를 통해 2% 수준은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위헌 판결이 났던 5%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 만큼 법통과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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