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운용 리츠는 326개, 총 운용자산 규모는 79조1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부동산 간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업황에 따라 리츠 사업은 파고를 겪기도 한다. 여러 규제로 인해 리츠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자 한국토지신탁은 주력 분야인 차입형 토지신탁에 집중하며 숨 고르기를 했다. 다시 리츠 사업에 활력이 돈 것은 2016년부터다. 이때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리츠 상품을 선보였다. 삼덕TLS물류센터(케이원 제6호 리츠, 2016년), 충남 천안 두정 공동주택(케이원 제7호 리츠, 2017년) 등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했다.
한국토지신탁은 리츠 사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외부 전문가 영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2019년 리츠사업팀을 ‘본부’로 승격했고, 지난해에는 개발 리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리츠3팀’을 신설했다. 2018년 5명에 그쳤던 리츠 전문인력은 최근 22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경기 성남시 판교 H스퀘어 오피스와 분당 휴맥스 오피스에 이어 올해 초 판교 다산타워와 서울 역삼 멀티캠퍼스에 이르기까지 GBD(강남권역 중심업무지구)와 BBD(분당권역 오피스 밀집 지역) 일대의 오피스 리츠를 이끌고 있다. 때마침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서울 핵심 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오피스 임차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래를 미리 내다본 ‘선제 투자’의 결실을 맛보고 있는 셈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출자하는 ‘개발사업 블라인드펀드’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국내 신규 부동산 개발사업을 비롯한 여러 실물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로 총 출자 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 과학기술공제회는 한국토지신탁이 보유한 풍부한 개발사업 경험과 투자처 발굴 역량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 매각을 통한 ‘엑시트’(투자원금을 비롯한 수익 극대화)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매각한 삼덕TLS물류센터(케이원 제6호 리츠)의 경우 연평균 수익률은 9% 중반을 웃돌았다. 매각차익 배당을 포함한 사업 기간 전체 수익률은 약 26%에 달했다. 리츠 최초 매입가보다 약 180% 높은 수준에 매각을 마무리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올해도 기존 오피스 및 물류센터 영역의 리츠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 자산 매입·투자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며 리츠 이익을 극대화하고, 리츠 기반의 개발사업을 새로 발굴할 계획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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