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탈원전은 바보짓"…'잃어버린 5년' 회복 속도가 관건

입력 2022-06-22 17:31   수정 2022-06-23 08:41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당선인 시절에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창원 원전산업 현장을 찾아 “원전 최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넘어 무너진 원전산업 경쟁력을 복원해 성장과 수출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자행된 탈원전 정책의 결과는 주지하는 대로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던 원전산업의 경쟁력 상실은 물론 인력 유출 등 심각한 폐단을 초래했다. 탈원전 정책은 “바보 같은 짓”이라는 윤 대통령의 지적도 무리가 아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10~20년 이내에 100여 기의 원전이 새로 건설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석탄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기후 위기에 대비하자는 국제 사회의 요구에 따라 원전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원전은 우리의 에너지 안보와도 직결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분야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원전만 한 게 없다.

원전 최강국으로 가는 첫걸음이 원전 생태계 회복임은 물론이다. 망가진 산업 기반을 복원하면서 수출도 늘려가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의 착공 예정 시기는 2025년이다. 국내 원전산업이 앞으로도 3년간 일감 절벽에 직면한다는 뜻이다. 정부가 이때까지 설계와 예비품 등 1조원 이상의 일감을 신규 발주해 원전산업계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응급 처방을 내놓은 배경이다. 정부는 민관이 참여하는 원전 수출 컨트롤타워인 ‘원전수출전략추진단’도 발족시키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5년간 바보 같은 짓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더욱 탄탄히 구축했다면 지금은 아마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런 만큼 생태계 회복 속도가 관건이다. 대규모 원전 일감이 창출되는 신한울 3·4호기 조기 재개를 위해 환경영향평가 실시계획 승인과 같은 행정 절차를 신속 처리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미 한 차례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만큼 ‘변경 사항이 경미한 경우 평가를 생략할 수 있다’는 법 조항 적용도 검토해볼 만하다. 8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프로젝트가 본입찰을 앞두고 있고, 40조원에 달하는 폴란드 신규 원전 건설과 12조원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사업 등이 예정된 만큼 서둘러 민관의 수주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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