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오늘 아침 눈을 떠 지금까지 단 1초라도 코와 입을 통해 내 몸 어딘가로 흘러 들어온 공기와 다시 빠져나가는 그 흐름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숨 쉰다는 것은 생명의 증거다. 우린 모두 숨을 내뱉으며 태어났다. 그 숨이 멎는 순간 죽는다. 분당 평균 12~20회 숨을 쉰다. 1년이면 1000만 번 넘게 들이쉬고, 또 내쉰다. 하지만 호흡을 인지하며 사는 건 쉽지 않다. 너무 당연해서, 너무 바빠서, 또는 너무 지쳐서….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사는 날이 더 많다.
그런 날엔 요가다. 요가는 호흡이다. 호흡하며 스스로를 변화하고 이해하는 긴 수련의 과정이다. 굳이 어떤 자세를 자유자재로 완벽하게 구사할 필요는 없다. 유연하지 않다고 주눅들 필요는 더 없다. 요가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다.
바닥에 있는 내 몸, 부지런히 호흡하는 내 숨에 의식을 그저 집중하는 일이다. 어려운 동작을 할 때면 숨이 가빠지고 불규칙해지는데, 그때 내 호흡을 찾아가는 연습을 하다 보면 일상생활에서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습관이 생긴다.
아무리 굳었던 몸도 어느새 스르륵 긴장이 풀리고, 근육은 조금 더 단단해진다. 요가(yoga)의 어원은 그래서 결합, 균형, 합체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yuj’다. 개인의 자아와 우주의 자아가 만나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요가는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 5000년 전 인도라고 추정할 뿐이다. 인도 고서에는 인간의 마음을 요동치게 만드는 다섯 가지 감각을 확실하게 제어하는 것이라고 써 있다. 성공과 실패, 좋고 나쁨에서 평정을 찾은 마음이 곧 요가며, 고통의 결합에서 분리할 수 있는 것을 아는 ‘행위의 기술’이라고도 했다. 인도 고대 신화 속 시바신이 아내에게 가르쳤다는 84가지 요가 자세는 수천 년의 시간을 거쳐 그렇게 우리에게 왔다.
지금 어디에 있든 눈을 지그시 감아보자. 코로 깊게 숨을 마시고, 다시 깊게 내쉬고. 이 호흡으로 시작해 ‘사바아사나(송장 자세)’로 끝나는 요가는 10분이든 100분이든, 당신의 온몸의 차크라(정수리에서 꼬리뼈까지 척추를 따라 존재하는 7개의 에너지 연결점)를 깨울 것이다.
오늘도 두 손 모아, “나마스테(당신과 내 안의 신성한 빛에 경배합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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