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광산업계 성범죄 만연…여직원에 성관계 강요·스토킹까지

입력 2022-06-23 21:01   수정 2022-07-16 00:01


호주의 광산업계에서 여성 직원들에 대한 성폭력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호주 지방정부 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서호주 정부는 이날 배포한 조사 보고서에서 BHP 그룹과 리오 틴토 등 호주 탄광업계에서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다수의 성추행과 성적 학대가 저질러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확인된 피해 사례만 업체별로 수십건에 달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 그룹에서 2020년 6월 말부터 1년간 제기된 성희롱 및 성폭행 피해 신고 91건 중 79건이 사실로 확인됐고, 리오 틴토에서는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제기된 51건 중 성폭행 1건, 성희롱 29건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탄광 산업의 특성상 수주일간 오지에서 숙식하며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여성 직원을 상대로 한 각종 성범죄가 저질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서 한 여성은 숙소에서 자고 일어나보니 바지가 발목까지 내려가 있었다고 진술했고, 남성 직원으로부터 원치 않는 문자 메시지를 받는 등 스토킹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는 도발적인 사진 촬영을 강요받는가 하면, 성적인 요구에 응하지 않는 여성 직원의 차 안에는 철광석이 버려지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호주 탄광 산업의 실패이자, 정부 관리 감독의 실패로 규정하고 회사와 가해자의 공식적인 사과와 피해 여성들에 대한 배상을 권고했다.

앞서 BHP 그룹은 자체 조사를 통해 성범죄 가해자 48명을 해고했고, 리오 틴토는 보고서 권고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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