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생겨나는 檢 합수단…다음 주자는?

입력 2022-06-24 09:53   수정 2022-06-24 10:30

검찰이 금융·증권범죄에 이어 보이스피싱 관련 합동수사단을 만들기로 하면서 일선 검찰청 내 합수단 설치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검찰 안팎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중점 검찰청에 합수단 설치를 추진해온 만큼 조만간 또 다른 합수단이 탄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점 검찰청은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지검이다.

정부는 지난 23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보이스피싱 정부 합동수사단’(가칭)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검찰청·경찰청·관세청·국세청·금융감독원·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기관들로 조직을 꾸릴 방침이다. 지난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이 부활한 지 약 한 달만에 또 다른 합수단 출범계획이 나왔다.

연이은 합수단 설치는 한동훈 장관의 검찰 직접수사 역량 강화 계획과 맞닿아있다. 한 장관은 지난달 17일 취임식에서 금융·증권범죄합수단 부활을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전국 11개 중점 검찰청의 합수단 설치 여건 파악에 나섰다.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을 둔 서울남부지검은 금융범죄, 보이스피싱합수단이 설치되는 서울동부지검은 사이버범죄 분야를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중점 검찰청이다.

합수단 설치는 서민들을 울리는 민생범죄를 엄단하겠다는 뜻을 실현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검찰 수사역량을 탄탄히 다지기 위한 포석이란 평가다. 오는 9월 검수완박법이 시행되면 검찰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중 부패와 경제범죄에 대해서만 직접수사권을 갖는다. 선거범죄의 경우엔 3개월 가량 법 적용을 유예했지만 내년부터는 직접 수사할 수 없다.

현재 서울남부지검과 서울동부지검 외에도 서울서부지검(식품의약안전) 서울북부지검(조세) 수원지검(첨단산업보호) 울산지검(산업안전)과 대전지검(특허) 부산지검(해양) 의정부지검(환경) 인천지검(국제) 제주지검(자연유산보호)이 중점 검찰청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점 검찰청 중 합수단을 운영해본 곳은 서울남부지검이 유일하다.

법조계에선 보이스피싱 합수단 탄생에 이어 다른 중점 검찰청에도 합수단이 출범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몇 개의 합수단을 꾸릴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민생’이 합수단 탄생을 좌우하는 키워드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 운영됐던 합수단 역시 저축은행 비리(대검찰청), 개인정보범죄(서울중앙지검) 등 민생과 밀접한 범죄를 주로 다뤘다. 비교적 일반 국민의 체감도가 높은 범죄를 다루는 서울서부지검이나 울산지검이 합수단 설치에 한 발 가까이 있다는 평가다.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 차장검사)는 지난 23일 합수단과 관련해 “국민의 민생 침해와 관련해 할 일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다”며 “국민이 필요로 하면 (합수단 추가 신설을) 신중히 검토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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