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계 비욘세'로 불리는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조국인 러시아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양쪽에서 외면 받아 밥줄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네트렙코가 최근 미국 무대 복귀를 노렸으나 반응이 좋지 않다고 보도했다.
앞서 네트렙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오페라에서 퇴출당했다.
그는 대표적인 '친푸틴' 예술인으로 지난 3월 초 자신의 음반을 발매하는 독일의 레코드회사 도이체 그라모폰의 경영진에 푸틴이 나오는 TV 화면 앞에서 술잔을 든 사진을 보내는가 하면, 독일 디자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국민은 누구도 푸틴을 비판할 수 없다"며 푸틴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네트렙코를 퇴출한 메트는 복귀 조건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종식과 진심 어린 반성을 요구했다. 사실상 네트렙코가 이행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이에 네트렙코는 뉴욕의 카네기홀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뉴욕 필하모닉에 미국 복귀 무대를 제안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한 상황이다.
위기에 내몰린 네트렙코는 "난 푸틴을 몇 번 만났을 뿐"이라며 푸틴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SNS 상에서도 정치적 발언을 중단하는 등 태도에 변화를 보였다. 친(親) 푸틴 인사로 유명한 러시아 출신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기획한 러시아 공연도 취소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조국인 러시아에서 '반역자'라는 비난이 나오는 상황이다.
네트렙코는 이 같은 상황에서 프랑스 파리와 모나코 등에서 공연을 재개했지만, 공연장 주변에서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모나코 공연에선 한 관객이 공연 도중 일어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항의를 쏟아낸 뒤 퇴장하는 일도 벌어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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