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짜리 캐비닛…현대리바트, 초고급화 승부수

입력 2022-06-26 17:12   수정 2022-06-27 00:36


인테리어 전문기업 현대리바트가 수천만원대 가격의 이탈리아 고급 가구 브랜드 ‘죠르제띠’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서울 한복판에 선보였다. 1억4000만원대 캐비닛, 5000만원대 탁자 같은 하이엔드 가구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프리미엄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리바트는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 총 3층 규모의 죠르제띠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죠르제띠는 1898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초고가 가구 브랜드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8월 죠르제띠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하고,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 쇼룸을 냈다.

품목도 대폭 확대했다. 죠르제띠 신제품 20여 종을 비롯해 ‘워크인클로젯(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옷장)’, ‘아일랜드 주방’ 등 시스템 가구를 선보였다. 기존 쇼룸과 비교하면 제품 종류가 50여 종에서 90여 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대표 제품은 자유로운 곡선 구조를 강조한 패브릭 소파 ‘베스퍼’로 가격은 3800만원대다. 원기둥 형태의 원목 가구 내부에 수납공간을 빌트인 구조로 설계한 캐비닛 ‘하우디니’(1억4000만원대), 유니크한 원형 디자인의 탁자 ‘엔소’(5000만원대) 등도 전시했다. ‘인테리어 큐레이션’으로 구성된 ‘프라이빗 도슨트 투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은수 현대리바트 영업전략사업부장(상무)은 “초고가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매장 규모와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한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영국 건축 및 실내 디자인 전문기업 에이브로저스디자인과 손잡고 자체 개발한 컬러 매뉴얼인 ‘리바트 컬러 팔레트’를 적용한 파격적인 색채의 가구를 연이어 선보이는 등 브랜드 고급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등 9개의 신규 매장을 여는 등 프리미엄 영업망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현대리바트의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가구 매출 비중은 24.4% 수준으로, 산업자재, 사무용 빌딩, 공장 등으로 구성된 기업 간 거래(B2B) 매출 비중(36.7%)보다 낮다. 브랜드 고급화를 통해 B2C 사업 부문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환경 변화도 브랜드 고급화로 넘는다는 각오다. 현대리바트는 올 1분기 매출 3688억원을 기록했다. 이라크, 카타르 등 해외 가설 공사 B2B 매출 증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같은 기간 70.3%나 감소했다. 석유화학제품과 목재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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