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평가는 편의점 4개사(세븐일레븐, 이마트24, GS25, CU)와 커피전문점 4개사(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빽다방, 메가커피)를 대상으로 했다. 향, 신맛, 쓴맛, 후미 등 네 가지 항목을 브랜드를 가린 채 평가했다. 평가 대상은 연합회에서 임의로 선정했다.
GS25는 투썸플레이스(7.17점·3위)와 스타벅스(6.50점·5위)를 따돌리고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목넘김이 편안하고, 밸런스가 좋은 커피”라는 게 평가에 참여한 바리스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평가는 기본 메뉴인 아메리카노만을 대상으로 했다.
GS25는 2015년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를 선보이며 편의점 커피의 고급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시 허 부회장은 “커피가 경쟁 편의점과 다른 GS25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그는 커피 맛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한 대에 1300만원이 넘는 스위스 유명 커피머신을 점포마다 도입하기 시작했다. 비용은 모두 본사가 부담했다. 당시 업계에선 “1000원짜리 커피를 하루에 몇 잔이나 팔겠다고 저런 투자를 하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허 부회장의 예견대로 커피는 GS25의 효자 상품이자 훌륭한 ‘미끼 상품’으로 성장했다. GS25에 따르면 카페25의 ‘병매율’은 81%에 달한다. GS25에 들러 카페25를 사서 마신 사람 10명 중 8명은 다른 상품을 같이 구매했다는 얘기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2030 젊은 소비자들이 카페 대신 편의점을 찾기 시작하면서 프랜차이즈 카페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텀블러에 편의점 커피를 담아 가는 젊은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실용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물가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진 것도 편의점 커피 돌풍의 배경이다. 편의점 커피는 아메리카노 기본 사이즈 기준 1000원대 초반으로 전문점 커피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바리스타 인건비를 비롯해 매장 임차료, 브랜드 마케팅 비용 등이 포함된 커피 전문점의 가격과 편의점 커피 가격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며 “커피를 단순히 음료로 생각하는 이들은 편의점 등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카페를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이해하는 소비자들은 커피 전문점으로 양분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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