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이 모바일뱅킹 앱인 NH올원뱅크를 은행뿐 아니라 보험 증권 캐피탈 등 다른 그룹 계열사 서비스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새롭게 개편했다. 권준학 행장(사진)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초혁신 디지털뱅크 도약’이란 전략 목표를 위한 여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다.
앱 화면과 시스템을 이용자 중심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자산·소비와 대출·보험, 투자, 혜택, 페이 등 카테고리별로 ‘퀵 메뉴’를 구성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예를 들어 여행레저보험 상품을 살펴보고 싶다면 기존엔 보험 계열사 앱으로 이동해야 했지만 이제는 올원뱅크 앱 메인 화면에서 곧바로 구현된다.
신용대출부터 보험계약대출까지 농협금융 대출상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는 ‘다모아대출’ 서비스도 첫 한도 조회 후 당일 재조회할 경우 인증절차를 생략하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다크모드’나 ‘인공지능(AI) 톡’ 검색 기능도 지원한다.
또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의 소비 내역과 보유 자산에 따라 맞춤형 메시지도 보내준다. 해외 QR 결제와 NH포인트 연계 금융상품 가입 등 생활금융 서비스도 확대한다. 올 하반기에는 주식 매수와 매도, 소액 금 투자 서비스 등도 도입할 예정이다.
올원뱅크는 2016년 8월 농협금융지주 내 모든 계열사가 참여하는 국내 최초 통합 플랫폼으로 탄생했다. 이후 맞춤형 꽃배달 ‘올원×플라워’, 농축산물 할인 구매 ‘올원공구’, 택배 접수·배송 ‘올원×방문택배’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앱에서 선보여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작년 이후 올원뱅크에 새로 가입한 MZ세대는 110만 명으로 전체 신규 고객의 44%를 차지한다.
권 행장이 주도하는 각종 디지털 신사업도 눈에 띈다. 국내 2위 암호화폐거래소인 빗썸과 제휴해 금융권 최초로 마이데이터와 연계한 가상자산 보유 현황 조회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핀테크기업 핑거와 공동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인 ‘독도버스’를 만들기도 했다. 독도를 배경으로 한 가상세계인 독도버스에는 다음달 15일 농협은행 가상점포가 오픈한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조각투자에도 올라탔다.
핀테크에 밝은 권 행장의 관심과 혁신 의지가 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최대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2016년 퇴직연금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NH로보 프로’를 도입했으며 각종 디지털 기기 사용에도 익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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