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기업, 車 인포테인먼트 사업 뛰어드는 까닭

입력 2022-06-27 15:34   수정 2022-06-27 15:35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자동차를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만들고 있다. 통합형 차량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을 통해서다. 인포테인먼트는 인포메이션(정보)과 엔터테인먼트(즐거움)의 합성어다. 차량 시스템을 통해 내비게이션, 차량 관리와 날씨 관련 정보, 음악·영상 등을 아울러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LGU+, 렉서스·도요타에 IVI 장착
LG유플러스는 최근 렉서스코리아, 도요타코리아와 통합 IVI 플랫폼 계약을 체결했다. 두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완성차 대부분에 유플러스드라이브(U+Drive) 기반 IVI 플랫폼을 장착한다.

음성 명령만으로 차량 목적지를 설정하고 차량 공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미디어 기능으로는 LG유플러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U+모바일tv와 야구 중계 서비스 플랫폼 U+프로야구를 넣는다. 오디오 플랫폼 지니뮤직·팟빵 등도 탑재한다. 차량 내 IVI를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해 차 안에서 집안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앞서 쌍용차와 푸조, 닛산 등에도 IVI를 공급했다.

SK텔레콤은 작년까지 산하에 뒀던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IVI 사업을 벌였다. BMW, 재규어 등에 IVI를 공급했다. SK텔레콤은 작년 11월 SK스퀘어가 분사해 나가면서 일부 완성차 브랜드와의 IVI 계약을 티맵모빌리티로 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게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볼보자동차 전 모델에 티맵 IVI를 장착하는 계약이다. 티맵 IVI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NUGU)’를 기반으로 한다.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플로(FLO) 등 SK그룹 관계사들의 각종 미디어 서비스도 연동한다.


티맵모빌리티와 볼보는 2년여간 약 300억원을 들여 볼보 전용 IVI를 개발했다. 내비게이션 T맵 서비스의 기존 구성을 차량 계기판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자동차 환경에 맞게 재설계했다. 양사는 자율주행용 지도, 차량 내 결제 솔루션 등의 기능을 개발해 IVI에 들일 계획이다.

KT는 최대주주로 있는 지니뮤직을 통해 완성차들과 협력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현대자동차와 기아, 테슬라 등 차량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적용했다. IVI 시스템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을 차량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서비스를 쓸 때보다 더 많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도 IVI 연구 … 향후 새 먹거리

네이버는 자사 웹 브라우저 웨일을 기반으로 한 IVI 시스템 웨일오토를 연구하고 있다. 작년 말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관련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웨일오토 앱을 통해 차량 내 좌석, 공조장치 등을 성공적으로 제어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동차를 비롯한 여러 디바이스 환경에서 웨일 운영체제가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기반 기술이 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ICT기업엔 IVI 시스템이 중장기 새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완성차업체들과 한 번 공급 계약을 맺으면 수년간 매출이 보장된다. 계약금과 함께 차량 한 대가 팔릴 때마다 장착된 IVI 시스템에 대해 완성차기업이 IVI 기업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구조다. 차량 구입 후 첫 3~5년은 IVI를 무료로 쓸 수 있고, 이후엔 유료로 전환하는 모델이 대부분이라 향후 구독료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차량 기능 관련 구독 서비스 채택률이 30%까지 늘어나면 국내 자동차 서비스 부문 영업이익 총규모는 1180억달러(약 15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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