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기승…'방어'에 팔 걷은 통신업계

입력 2022-06-27 15:21   수정 2022-06-27 15:22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고도화하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기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통신 3사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음성 스팸 필터링 시스템(VSFS)을 적용하고 있다. 경찰청, 금융보안원 등 유관기관에 신고된 보이스피싱 번호와 자체 분석한 음성 스팸 번호를 기준으로 이용자의 수·발신을 차단해 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의 무료 부가 서비스다.

이 회사는 2009년 음성 스팸 착신 차단을 위해 VSFS를 구축했다. 2020년 기능 고도화를 통해 보이스피싱을 발신 단계에서부터 차단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4월 금융보안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가로채기’ 범죄 유형 보이스피싱 번호를 막기도 했다. 가로채기는 휴대폰에 설치된 악성 앱이 정부·금융기관의 정상 번호로 가는 발신을 가로채 범죄자에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악성 앱이 깔린 상태에선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기 위해 전화해도 범죄자가 받는다.

작년 4월에는 서울경찰청과 협력해 신고 번호 차단 작업에 나섰다. 전국 112 신고번호를 받아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 수·발신을 막는 식이다. 그 밖에 SK텔레콤 내 인공지능(AI)팀에서 스팸 번호라고 판단한 번호와 감시 목록에 등록된 번호로 발신되면 결번인 경우에도 차단한다. 이렇게 스팸 번호로 등록되면 이 번호로 전화를 걸 때 안내 멘트와 함께 자동으로 통화가 끊어진다. 고객센터로 문의하는 고객에게는 악성 앱 설치 여부 등을 검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VSFS를 통한 발신 차단 건수는 3만2271건이다. 고객 수로 따지면 1만4385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가 74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발신 차단 건수에 보이스피싱 사고 발생률, 보이스피싱 범죄 건당 사회적 비용 등을 곱한 결과다.

KT는 계열사 후후앤컴퍼니를 통해 보이스피싱 탐지 솔루션을 개발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의 목소리, 말투, 단어 등을 AI가 학습해 통화 상대방 목소리를 분석한다. 범죄자의 통화내용 패턴과 목소리를 분석해 범죄 대상자를 구분하는데 탐지율이 99%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전화를 받을 때 스팸이나 보이스피싱으로 신고된 건수를 보여주는 부가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도 KT의 후후 앱 등을 통해 스팸 차단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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