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로 장보기가 겁나는 요즘 가성비 끝내주는 식품이 있다. 코스트코 가면 꼭 담아야하는 이것, 바로 로티세리 치킨이다. 전기오븐에서 바삭하게 구운 통닭 요리인데 미국 코스트코에서는 13년째 4.99달러에 팔고 있다. 한국에서는 단돈 6490원이다. 이렇게 소비자에게 숨통을 틔여주는 착한 식품이지만, 코스트코는 이 로티세리 치킨 때문에 최근 고소를 당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코스트코와 경영진이 동물복지법을 위반했고 그 과정에서 수탁자 의무(fiduciary duties)를 지키지 않았다며 최근 두 명의 주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코스트코 본사 둔 시애틀에서 이번 달 제기된 소송은 “코스트코가 불법으로 닭을 방치하고 버린다”며 “경영진이 지속적 학대에 대한 명백한 징후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코스트코는 닭을 빨리 자라게 만들어 닭이 스스로 몸무게를 지탱할 수 없게 했고, 장애가 생긴 닭들은 배고픔 부상 질병으로 서서히 죽어간다”고 설명했다.
코스트코는 2019년 미국 네브래스카주에 4억5000만 달러를 들여 가금류 가공 공장을 설립해 닭들을 생산 공급한다. 소매업체로서는 흔한 사례는 아니었지만, 그만큼 로티세리 치킨이 코스트코의 사업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징표였다. 코스트코는 10년 넘게 4.99달러에 로티세리 치킨을 팔았고 이는 소비자를 마트로 끌어들이는 미끼 상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코스트코가 지난해 판 로티세리 치킨은 1억600만마리에 달한다.
동물복지를 외면하는 코스트코의 관행은 로티세리 치킨 수요를 해칠 수 있고, 더 나아가 회사의 평판을 해칠수 있다고 소송은 주장한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코스트코의 동물 학대를 알게되면 로티세리 치킨 매출은 줄어들 것”이라며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려는 소비자 선택이 ‘싼 치킨의 유혹’을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트코는 소송에 대한 코멘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코스트코의 동물 학대 논란은 지난해 한 동물보호단체 주장에서 제기됐다. 미국의 동물권익 감시단체인 ‘머시 포 애니멀스’(Mercy For Animals)가 미국 코스트코에 공급되는 양계장의 열악한 환경을 잠복 촬영해 공개해 논란이 됐다. 이 동영상은 ‘코스트코 치킨 뒤에서 숨겨진 추악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뉴욕타임스 칼럼에 게재되기도 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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