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한국가스공사, '러시아 디폴트' 불구 외화채 발행 착수

입력 2022-06-27 16:06   수정 2022-06-28 09:07

이 기사는 06월 27일 16:0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과 한국가스공사가 7월 외화채 발행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러시아가 외화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도 예정대로 발행 계획을 강행한다.

27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날 오전 달러채 발행을 선언하고 투자자 모집에 착수했다. 만기 구조는 3년 6개월물과 5년물로 벤치마크 사이즈인 총 5만 달러 내외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번 주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7월 6일 발행할 계획이다.

최초 제시금리로 3년6개월물의 경우 미국 국채 3년물 금리에 130bp를 더한 수준을, 5년물은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에 150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크레디아그리콜에, 미쓰비시 UFG 파이낸셜, 소시에테제네랄, UBS 등이다.

한국가스공사도 이날 달러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를 선정하고 인베스터 콜(investor call) 방식으로 비대면 로드쇼를 시작했다. 만기 구조는 5년물과 10년물이 유력하다.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 HSBC, JP모간, UBS,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DB산업은행 등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증권사를 주관사단에 포함하며 토종 IB 육성에 힘을 보탰다.

러시아가 외화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두 회사 모두 계획했던 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

러시아는 이날까지 외화 표시 국채의 이자 약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국제 예탁결제회사에 이자 대금을 보냈다는 입장이지만 경제 제재로 인해 투자자들은 돈을 받지 못했다.

이에 NH투자증권과 한국가스공사, 주관사단은 시장 상황을 살피며 발행 계획을 검토했다. 러시아 디폴트 소식이 전해진 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소폭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주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던 만큼 당장 러시아 디폴트 이슈가 시장에 줄 충격을 가늠하긴 어려웠다.

특히 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외화채의 주요 투자자인 아시아 지역 투자자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선 아시아 주요 증시의 개장 이후 시장 반응을 살펴볼 필요도 컸다.

이날 국내 증시는 물론 중국과 일본, 홍콩 등 주요 국가의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러시아 디폴트 이슈가 호재일 순 없지만, 5월 말부터 예견됐던 사안인 만큼 실제로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와 동시에 NH투자증권과 한국가스공사 모두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 다시 적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도 이번 발행 강행의 주요 배경이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미국 금리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거시경제 변수가 시장에 영향을 끼치면서 미래에셋증권과 KB국민카드, BNK부산은행 등은 시장 상황 악화로 외화채 발행을 중단하거나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원래 조달 타이밍이 중요하긴 하지만 올해 외화채 시장의 경우 그 여느 때보다 조달 타이밍에 따라 딜의 성사 여부가 달라지는 상황”이라며 “뒤로 미룬다고 긍정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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