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단순 신용카드회사를 넘어 빅데이터 컨설팅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 처음으로 구글 비자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해외에서 손꼽히는 기업·기관에 데이터를 수출하며 수익화에도 성공했다. 카드사만이 보유한 생생한 소비 데이터와 신한카드가 10년 동안 쌓아온 데이터 분석 역량이 무기다.
신한카드에서 데이터를 구입한 기관은 작년에만 93곳에 달한다. 그중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 국제금융기구인 ADB도 있다. ADB 수석이코노미스트인 강종우 박사 연구팀은 신한카드에서 한국 가계의 재난지원금 교부 전후 소비 데이터를 받아 재정정책의 효과를 분석, 그 결과를 지난 3월 저명한 사회과학 학술지에 게재했다. 해외 국제기구에 국내 기업이 데이터를 판매한 것은 처음이었다.
안 본부장은 “약 3000만 명의 회원 데이터는 물론 2013년부터 빅데이터연구소를 운영해오며 축적한 데이터 분석·연구·컨설팅 인력이 핵심 역량”이라며 “데이터 경제 시대가 되면서 모든 산업이 비즈니스 전반에 카드 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신한카드는 올해 말 직접 개발한 소비 기반 탄소배출지수 ‘신한 그린 인덱스’를 공개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컨설팅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매출 측정이 어려운 스타트업 가치 평가에 카드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무료 빅데이터 플랫폼 ‘링크 파트너’로 일찌감치 데이터 마케팅에 뛰어든 삼성카드도 데이터 공급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카드는 금융데이터거래소에 276개 데이터를 등록해 판매 중이다. 국내 카드사 중 최대 규모다. 국민카드도 작년부터 상권 정보, 데이터 맞춤형 분석, 마케팅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통합 플랫폼 ‘데이터루트’를 운영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