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패션업계 내 냉감 소재를 활용한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운동하거나 집에서 휴식을 할 때 땀을 빠르게 식힐 수 있는 신소재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냉감 소재는 이제 스포츠 애슬레저를 넘어 침구류와 골프복까지 실생활의 대부분 제품에 쓰이고 있다.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섬유업계에서도 냉감 소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신소재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냉감 소재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냉감 소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난달 생산시설을 늘리면서 냉감 섬유 생산량을 전년 대비 2배 늘렸다”고 말했다. 코오롱은 냉감 소재 시장 규모가 앞으로 확대된다고 내다보고 생산 시설 추가 증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4월 이불 등 침구류에 들어가는 냉감 섬유 포르페(FORPE)를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효성티앤씨도 냉감 섬유인 아스킨(폴리에스터)과 아쿠아(나일론) 등을 생산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냉감 소재 판매량은 전년과 비교해 두 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티앤씨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 자체(PB)브랜드 ‘쿨탠다드’ 제품에 사용되는 냉감 섬유를 제공하고 있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각 패션기업은 냉감 소재를 활용한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기능성 소재를 활용하는 아웃도어 업계의 반응이 가장 빠르다. K2코리아, 네파 등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는 냉감 의류 물량을 작년 대비 30% 이상 늘렸다.
네파는 냉감 티셔츠 물량을 30%, K2는 80% 확대 생산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냉감 소재를 활용한 의류는 6월 중순부터 판매되는데 올해는 날씨가 더워 5월 중순부터 판매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른 무더위에 K2코리아의 냉감 팬츠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330% 증가했다.
원조 냉감 소재는 셔츠 속 새하얀 ‘모시 메리아스’다. 그러나 모시의 까끌까끌한 촉감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2010년대 일본의 패션기업 유니클로가 냉감 소재를 사용한 기능성 속옷 ‘에어리즘’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판도가 확 바뀌었다. 플리에스테르를 활용한 냉감 제품은 모시보다 부드럽고 착용감이 좋아 점차 점유율이 높아졌다.
냉감 소재는 이제 실생활 전반에 사용되고 있다. 냉감 매트와 배게, 이불 등 침구류 시장까지 확대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주의 지난 한달 간 냉감 메모리폼베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냉감 쿠션은 같은 기간 358% 늘어났다.
속옷업체 BYC는 냉감 소재를 활용한 ‘보디드라이 반려견용 쿨런닝’을 시장에 내놓기도 했다. ‘개리야스(개+메리야스)'라는 별칭이 붙으면서 매출 신장 역할을 하고 있다.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은 냉감 소재와 스트레치 원단을 사용한 ‘피니쉬 라인’을 내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문화가 발달하면서 냉감 소재를 활용한 의류가 늘고 있다”며 “냉감 섬유에 대한 연구개발이 늘면서 적용 상품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