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생 아들 둘을 키우는 40대 가정주부 박모씨는 올해 들어 그동안 구입하던 돼지고기 삼겹살 대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앞다리살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한 근(600g)에 2만원 넘는 가격이 부담돼서다. 박 씨는 "아이들이 고기를 좋아해 한 주에 서너번은 고기 반찬을 찾는데 삼겹살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박 씨처럼 돼지고기 값이 부담되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이번주 대형마트들이 수입 돼지고기 할인전을 진행한다. 이달 말 정부가 수입 돼지고기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사전기획으로 조달한 물량에 대해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들이 오는 30일부터 수입산 돼지고기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캐나다산 냉장 삼겹살, 목심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행사 기간 해당 부위에 대해 정상 가격보다 20% 할인 판매하고 행사 종료 후에도 정상 가격보다 10%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역시 같은 기간 캐나다산 수입 돈육 가격을 최대 40%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행사 기간 자사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캐나다산 삼겹살과 목심을 정상가보다 30% 할인 판매하고, 항정살의 경우 40% 저렴하게 선보인다.
이마트 역시 이번주 수입산 돼지고기 할인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정 기간 낮춰주는 할당관세를 캐나다산 수입 돼지고기 5만t에 적용하기로 한 상태다. 이번 조치로 캐나다산 삼겹살에 적용되던 8.6%의 관세율이 0%로 낮아지면서 일부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대형마트들은 사전 기획을 통해 대규모 물량을 확보, 가격을 낮췄다. 롯데마트의 경우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캐나다 산지와 직접 계약해 지난해 월평균 30t 수준으로 수입하던 캐나다산 돼지고기 물량을 월평균 80t으로 늘렸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정부의 수입 돼지고기 할당관세 조치가 전체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캐나다산과 멕시코·브라질산 돼지고기가 전체 수입 돼지고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돼지고기의 90%가량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이미 관세가 붙지 않는 미국산과 유럽산이 차지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국산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성향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국산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산 돼지고기 가격은 국제 곡물가 급등에 따른 사료 가격 인상, 강원지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으로 올 들어 오름세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고점을 찍고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초 ㎏당 4997원이었던 돼지(탕박) 도매 가격은 6월 셋째주(20~26일) kg당 6499원으로 연초보다 30% 급등했다. 그나마 5월 7000원대를 찍고 다소 하락한 상태다. 인기 부위인 삼겹살의 소비자가격은 100g당 2937원을 기록해 연초보다 12% 높은 수준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는 '축산관측(돼지)' 보고서에서 6월 돼지 도매가격을 ㎏당 6000∼6200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9% 높고, 평년(kg당 5043원)보다는 19~23% 오른 값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돼지유행성설사병(PED),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과 하절기에 따른 수요 증가 등 요인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며 외식 수요가 늘어난 점, 통상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로 접어든 만큼 추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KREI 센터는 "올해 평균 돼지 도매가격은 ㎏당 4900∼5100원으로 지난해(4722원)와 평년(4374원)보다 상승할 것"이라며 "공급량이 늘어나겠지만 국제적 공급상황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외식 수요 증가 등이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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